프리미엄 부티크 레이블의 거대한 박스셋을 수집하다 보면, 영화사(史)의 미궁 속에 갇혀 있던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유령들을 마주하곤 한다. 버바라 허시펠드(Barbara Hirschfeld) 감독이 연출한 1972년작 단편 실험 영화 《트랜스포메이션스》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버몬트 아카이브 영화 프로젝트(VAMP)의 극적인 보존과 복원을 통해 디스크 한구석에 실리게 된 이 8.5분짜리 짧은 필름은, 1970년대 미국을 뒤흔든 독특한 문화적 심연을 날것 그대로 비추며 감탄을 자아낸다.

16mm 필름에 포착된 1970년대의 페미니스트 마녀들
카메라는 미국 버몬트주의 깊은 숲속, 그 자연의 한복판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화면 속에는 스스로를 마녀라 부르는 여성 그룹이 모여 초자연적인 힘을 빌려 선한 의도를 실현하려는 '백마술(White Magic)' 의식을 치르고 있다. 이 영화는 관객을 놀라게 하려는 상업적인 호러 무비가 아니다. 1970년대 미국을 휩쓸던 히피 문화, 카운터컬처(반문화), 그리고 초기 페미니즘 운동이 오컬트라는 신비주의와 결합하여 어떻게 여성들의 연대와 자아 탐구의 도구로 쓰였는지 가감 없이 보여주는 귀중한 시각적 다큐멘터리다.


8.5분으로 만나는 영리하고 매혹적인 실험 미학
단 8.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영화가 뿜어내는 분위기는 대단히 매혹적이다. 거친 필름 그레인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버몬트 숲속의 햇살, 그리고 마녀들의 의식을 따라 흐르는 몽환적이고 실험적인 연출은 그 시절에만 구현할 수 있었던 아날로그 필름 고유의 텍스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기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독하게 아름다운 여성들의 주술적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1972년 그 정체불명의 의식 한가운데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 좋은 낯섦에 사로잡히게 된다.


세월의 먼지를 털어내고 아카이브를 소장하는 낭만
거대 OTT 플랫폼의 메인 화면을 수천 번 새로고침해도 1972년에 버몬트주에서 촬영된 8.5분짜리 페미니즘 실험 영화를 마주할 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피지컬 미디어를 고집하고, 디스크 속에 먼지 쌓인 채 잠들어 있던 스페셜 피처를 기어코 영사기에 걸어 돌려보는 수집가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가치 있는 역사적 사료를 발굴하고 내 랙에 아카이빙했다는 짜릿한 성취감을 안겨주는, 그야말로 수집의 본질을 관통하는 보물 같은 단편이다.

간단한 줄거리 요약
1972년 미국 버몬트주의 한적하고 고립된 숲속. 자신들을 마녀라 부르는 한 무리의 여성들이 자연을 무대로 모여든다. 이들은 현대 사회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연과 교감하며, 선한 의도를 담은 신비로운 '백마술' 의식을 조용히 집행하기 시작한다. 카메라는 이들의 주술적인 움직임과 연대의 과정을 지극히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시선으로 포착해 내며, 짧은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매혹적인 오컬트와 페미니즘의 심연으로 안내한다.
"1972년 버몬트 숲속에서 백마술을 행하는 마녀들의 모습을 포착한 8.5분짜리 페미니즘 실험 영화. 버몬트 아카이브 영화 프로젝트(VAMP)를 통해 극적으로 복원된 이 희귀한 필름은, 오직 물리 매체를 소장해야만 만날 수 있는 진귀한 영화사적 사료이자 아카이브의 낭만이다."
세월의 벼랑 끝에서 지워질 뻔한 8.5분의 순간이 디스크 위에서 다시 숨을 쉰다.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들의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에너지가 거친 필름의 질감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지는 수작.
💿 물리 매체 수집가의 덧붙이는 기록 이런 희귀 아카이브 영상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세차게 뛴다. 단순히 오락거리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한 시대의 공기와 문화가 담긴 귀한 필름을 내 손으로 직접 소장하고 기록한다는 자부심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감상을 마치고 노션(Notion)의 영화 데이터베이스를 열어 '스페셜 피처' 탭을 활성화한다. 타이틀을 꼼꼼히 채워 넣고 비고란에는 '1972년 미국 버몬트 아카이브 프로젝트(VAMP) 복원작 / 페미니즘 실험 필름'이라고 경건하게 타이핑해 넣는다. 내 컬렉션 랙의 품격이 또 한 단계 올라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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