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체코 뉴웨이브의 거장 오타카르 바브라 감독이 연출한 1970년작 《마녀의 망치(영제: Witchhammer)》는 17세기 체코 모라비아 지방에서 실제로 자행되었던 대규모 마녀사냥 재판 기록을 서늘하고 집요한 시선으로 복원해 낸 역사 심리 호러의 걸작이다. 종교적 광신이라는 미명 아래 무고한 생명을 짓밟고 재산을 갈취하던 집단 광기의 역사를 묵직하게 파고들어, 크레딧이 오른 후에도 깊은 분노와 무력감을 남기기는 영화다.

줄거리: 미사포 뒤에 숨겨진 악마의 망치와 마녀재판의 서막

1670년대 모라비아 지방. 한 노파가 젖이 나오지 않는 암소를 위해 미사 중 성체를 몰래 챙기려다 발각되자, 벨케 로시니의 백작 가문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은퇴했던 노회한 종교재판관 인드리히 보블리크(블라디미르 슈메랄)를 초빙한다. 사냥의 냄새를 맡은 보블리크는 중세의 악명 높은 마녀사냥 지침서 『마녀의 망치(Malleus Maleficarum)』를 휘두르며 무자비한 심문을 시작한다. 엄지손가락 압착기와 스페인 구두 등 끔찍한 고문 도구 앞에서 무고한 여인들은 거짓 자백을 쏟아내고, 광기의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른다.

결말: 불타버린 정의와 홀로 안락을 누린 악마 (※ 스포일러 주의)

보블리크의 진짜 목적은 종교적 순결이 아닌, 마을 부유층의 재산을 몰수하여 챙기는 탐욕이었다. 이에 맞서 이성과 신앙으로 결백을 주장하던 양심적인 사제 크리슈토프 라우트너(엘로 로만치크) 신부마저 마녀 숭배의 수괴로 몰려 처절한 고문 끝에 굴복하고, 화형대의 불길 속에서 비참하게 목숨을 잃는다. 끝내 악을 응징하는 통쾌한 권선징악이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무고한 수십 명의 목숨을 잿더미로 만든 보블리크는 막대한 부를 챙긴 채 부유하고 안락하게 살다 천수를 누렸다는 역사적 사실이 서늘하게 기록되며 영화는 무거운 침묵 속에 막을 내린다.

실재했던 비이성의 지옥, 권선징악 없는 역사가 던지는 무신론적 질문

영화를 보는 내내 엄습하는 가장 큰 공포는, 이 끔찍하고 기괴한 비이성의 시대가 지어낸 허구가 아니라 완벽한 역사적 실화라는 사실이다. 영화 시작 전 '실화에 기반했다'는 안내가 나오지만, 관객은 내심 악랄한 종교재판관이 천벌을 받거나 통쾌하게 단죄되는 카타르시스를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어떠한 타협도 없이 역사의 차가운 진실을 그대로 들이민다.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주도한 광신의 집행자가 아무런 죗값도 치르지 않고, 오히려 훗날 결혼까지 하여 호의호식하다 장수했다는 결말은 무력감을 넘어 깊은 무신론적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인간이 신의 이름을 참칭하여 탐욕을 채울 때 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오타카르 바브라 감독은 건조하고 사실적인 17세기 시대극 미장센과 폐쇄적인 포크 호러의 질감으로, 중세의 마녀사냥을 빌려 1968년 '프라하의 봄' 이후 횡행하던 공산주의 조작 재판과 인간성 말살의 공포를 날카롭게 꿰뚫었다.

신이라는 가면을 쓴 인간의 추악한 탐욕. 권선징악 없는 차가운 역사가 남긴 가장 참혹한 포크 호러의 기록.

 영화 기록가의 덧붙이는 로그 

북미 명품 장르 레이블 세버린 필름(Severin Films)의 기념비적인 15디스크 박스셋 『All the Haunts Be Ours: A Compendium of Folk Horror Vol. 1』의 4번 디스크로 감상을 진행했다. 소비에트 판타지 호러 《비이(Viy, 1967)》와 함께 수록된 더블 빌(Double Feature) 구성으로, 체코 국립영화자료원(Czech Film Center)에서 제공한 2.35:1 와이드스크린 HD 복원 마스터 덕분에 흑백 필름 특유의 차갑고 날카로운 명암비가 압도적인 해상도로 전달된다.

 

[관련 포스팅 바로가기]

[Unboxing] 마녀의 망치 (1970) & 비이 (1967) - 세버린 포크 호러 박스셋 Disc 4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마녀의 망치 (1970) & 비이 (1967) - 세버린 포크 호러 박스셋 Disc 4 개봉기

이전 글 보기: 전 세계 포크 호러의 정수를 집대성한 끝판왕, 세버린 필름 15-Disc 박스셋 전체의 웅장한 패키지 구성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먼저 확인해 주세요![👉 All the Haunts Be Ours: 포크

4klog.tistory.com

 

본 디스크의 상세 스펙과 기괴한 십자가 실루엣이 돋보이는 디지팩 아트워크, 풍성한 부가영상 구성을 담은 실물 패키지 기록은 블로그 내 [[Unboxing] 마녀의 망치 (Witchhammer, 1970) & 비이 (Viy, 1967) 세버린 포크 호러 박스셋 Disc 4 블루레이 개봉기] 포스팅을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광기와 위선이 빚어낸 역사적 고발과 인간 내면의 칠흑 같은 심연을 증명한 이 걸작을 수장고의 [포크 호러(Folk Horror)의 심연] 랙 최상단에 묵직하게 안착시킨다. 오늘 밤의 영사를 거둔다.


★이전 감상문 보기: [크레딧이 올라가도 #40] 태워진 비닐하우스와 나체의 질주, 권태와 분노가 충돌한 기괴한 합작: 《버닝 (BURNING, 2018)》 No. 205 :: 4K 개봉기 아카이브

 

[크레딧이 올라가도 #40] 태워진 비닐하우스와 나체의 질주, 권태와 분노가 충돌한 기괴한 합작: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바탕으로 거장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완성한 2018년작 《버닝(BURNING)》은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미스터리 드라마 걸작이다. 모호

4klog.tistory.com

★다음 감상문 보기: 작성 예정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반응형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바탕으로 거장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완성한 2018년작 《버닝(BURNING)》은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미스터리 드라마 걸작이다. 모호한 현실 속에 도사린 청춘의 분노와 계급적 무력감, 그리고 스크린이 꺼진 뒤에도 서늘하게 번지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였다.

줄거리: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 그리고 정체불명의 개츠비 벤

유통회사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설가를 꿈꾸는 청년 종수(유아인)는 우연히 행사장에서 어린 시절 같은 동네 친구였던 해미(전종서)를 만난다. 아프리카 여행을 앞둔 해미의 부탁으로 고양이 '보일이'의 밥을 챙겨주며 그녀와 가까워진 종수는 해미에게 깊은 감정을 품게 된다.

 

얼마 후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해미는 현지 공항에서 만난 정체불명의 부유한 청년 벤(스티븐 연)과 함께 나타난다. 낡은 트럭을 몰며 파주의 쇠락한 축사에서 지내는 종수와 반포의 고급 빌라에서 포르쉐를 모는 벤. 종수는 해미를 사이에 두고 벤의 여유롭고 공허한 삶의 태도에 묘한 박탈감과 질투를 느낀다.

 

어느 날 해미와 벤이 파주 종수의 집을 찾아오고, 대마초를 피운 뒤 해미가 노을을 배경으로 나체 춤을 추다 잠든 사이, 벤은 종수에게 은밀한 비밀을 털어놓는다. "난 두 달에 한 번씩 쓸모없는 남의 비닐하우스를 태워요. 아주 쉽게 태울 수 있고, 경찰도 신경 쓰지 않죠. 이미 다음 태울 비닐하우스를 골라뒀는데, 아주 가까운 곳에 있어요."

결말: 사라진 해미와 핏빛 설원 위에 버려진 옷가지들 (※ 스포일러 주의)

그날 이후 해미는 연락이 두절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종수는 파주 일대의 비닐하우스를 샅샅이 뒤지지만 불에 탄 비닐하우스는 어디에도 없다. 종수는 벤이 말한 '태워버린 비닐하우스'가 다름 아닌 해미를 살해한 은유임을 직감하고 벤의 뒤를 집요하게 미행한다.

 

벤의 고급 빌라 화장실 서랍에서 해미의 분홍색 손목시계를 발견하고, 해미가 키우던 고양이와 똑같은 고양이가 벤의 집 지하 주차장에 나타나 종수의 부름('보일아')에 반응하자 종수의 확신은 광기로 변한다.

 

마침내 한적한 시골 벌판에서 약속을 잡고 찾아온 벤을 마주한 종수는, 차에서 내린 벤의 복부를 칼로 무자비하게 찔러 살해한다. 숨이 끊어진 벤의 시신과 자신의 피 묻은 옷가지를 포르쉐 차 안에 밀어 넣고 불을 지른다. 눈 덮인 황량한 벌판 위에서 완전히 발가벗은 채 나체로 낡은 트럭을 몰고 도망치는 종수의 뒷모습과 함께 영화는 끝을 맺는다.

하루키와 이창동의 불협화음적 조화: 권태와 중2병이 빚어낸 서늘한 불편함

영화 《버닝》을 관람하고 뇌리에 짙게 남은 다섯 가지 감상은 다음과 같다.

  1.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의 텍스처: 원작인 단편 《헛간을 태우다》의 '헛간'은 한국의 '비닐하우스'로 치환되었으며, 이는 사실상 종수와 벤의 세계 사이에 끼어 사라져버린 '해미'라는 존재 자체를 상징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2. 이창동 감독 특유의 지독한 불편함: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두 편째 접하는 입장에서 함부로 단언하긴 조심스러우나, 관람 내내 폐부를 찌르는 궁극적인 감정은 역시 '불편함'이었다. 관객을 결코 편안한 방관자로 두지 않는 특유의 숨 막히는 연출이 압도적이다.
  3. 배우들의 압도적인 존재감: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억눌린 청춘의 불안과 광기는 새삼 놀라웠고,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접한 스티븐 연의 서늘하고 나른한 연기는 대체 불가능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4. 방황과 권태의 엑기스: 영화의 기저를 관통하는 핵심 정서는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는 이들의 방황, 망가진 인생에 대한 서글픈 한풀이, 그리고 부유한 자의 뼛속 깊은 권태였다.
  5. 두 거장의 기괴하고 의미 있는 만남: 결론적으로 암울함과 뼈아픈 리얼리즘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창동 감독과, 특유의 감각적 허무와 여성에 대한 기괴한 환상을 다루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만남은 그 자체로 대단히 기묘하면서도 강렬한 파동을 남겼다.

타오르는 포르쉐와 설원 위에 벗어던진 옷가지. 타인의 권태에 희생된 비닐하우스와 서늘한 현실의 잔상.

● 영화 기록가의 덧붙이는 로그

넷플릭스(Netflix) 스트리밍을 통해 디지털로 감상했다. 해질녘 파주 들판의 푸르스름한 매직아워와 벤의 빌라에서 감도는 차가운 미장센이 OTT 화면 너머로도 묵직한 공기를 뿜어냈다. 비록 실물 패키지 개봉기는 아니지만, 관객의 안락함을 집요하게 부수며 서늘한 질문을 남긴 한국 영화의 수작으로서 수장고의 [크레딧이 올라가도] 랙 상단에 단단히 안착시킨다. 오늘 밤의 영사를 거둔다.


★이전 감상문 보기: [먼지 쌓인 영사기 #26] 80년대 셀 애니메이션 황금기가 숨겨둔 관능과 혈흔의 미학: 《요수도시 (Wicked City, 1987)》 No. 203 :: 4K 개봉기 아카이브

 

[먼지 쌓인 영사기 #26] 80년대 셀 애니메이션 황금기가 숨겨둔 관능과 혈흔의 미학: 《요수도시 (W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이 연출하고 애니메이션 명가 매드하우스가 제작한 1987년작 《요수도시》는 키쿠치 히데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어덜트 다크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전설적인 고

4klog.tistory.com

★다음 감상문 보기: [포크 호러의 심연 #7] 광기와 탐욕의 시대가 남긴 서늘한 비극: 《마녀의 망치 (Witchhammer, 1970)》 No. 206 :: 4K 개봉기 아카이브

 

[포크 호러의 심연 #7] 광기와 탐욕의 시대가 남긴 서늘한 비극: 《마녀의 망치 (Witchhammer, 1970)》 N

체코 뉴웨이브의 거장 오타카르 바브라 감독이 연출한 1970년작 《마녀의 망치(영제: Witchhammer)》는 17세기 체코 모라비아 지방에서 실제로 자행되었던 대규모 마녀사냥 재판 기록을 서늘하고 집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반응형

⚠️ 스포일러 주의 방벽

본 리뷰는 <로스트> 시즌 3, 2화(The Glass Ballerina)까지의 내용만을 철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후 전개에 대한 어떠한 단서나 스포일러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현재 진행형' 리뷰이니 안심하고 감상해 주세요!

데스몬드의 요트에서 아더스의 공격을 받고 총을 겨누는 선. 온화함 뒤에 숨겨진 서늘한 결단력과 생존 본능.
데스몬드의 요트(엘리자베스 호) 내부에서 아더스의 일원인 콜린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선의 긴박한 모습

 

이번 화의 핵심 장면 (디테일과 연출) 이번 에피소드는 '선(Sun)'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그녀가 얼마나 비밀스럽고 복합적인 인물인지를 우아하면서도 서늘하게 파고듭니다.

 

부제인 '유리 발레리나(The Glass Ballerina)'는 선의 어린 시절 플래시백에서 등장합니다. 자신이 깨뜨린 유리 인형을 하녀의 실수로 덮어씌우는 어린 선의 모습은, 훗날 남편인 진을 속이고 재 리(Jae Lee)와 밀회를 즐기던 그녀의 기만적인 삶에 대한 완벽한 은유입니다. 이 위태로운 '기만'의 테마는 섬의 현실과 맞물려 폭발합니다. 데스몬드의 요트에서 아더스(The Others)의 습격을 받은 선이, 과거의 나약함을 집어 던지고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씬은 캐릭터의 엄청난 도약을 보여줍니다. 산산조각 난 유리 발레리나처럼, 얌전하고 순종적이던 선의 옛 모습은 완전히 깨어졌음을 시각적으로 선언하는 훌륭한 연출입니다.

 

한편, 하이드라 기지에서는 벤(헨리 게일)이 잭의 멘탈을 철저히 부수기 위한 기막힌 심리전을 펼칩니다. 가장 압도적인 순간은 벤이 잭에게 '보스턴 레드삭스의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 영상을 틀어주는 씬입니다. 외부 세계와 완벽하게 단절되었다고 믿었던 잭에게, 실시간으로 외부의 뉴스를 끌어오는 아더스의 통제력은 엄청난 공포와 무력감을 선사합니다.

잭에게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 영상을 보여주는 벤. 외부 세계와 연결된 통제력으로 잭의 이성을 뒤흔드는 완벽한 심리전.잭에게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 영상을 보여주는 벤. 외부 세계와 연결된 통제력으로 잭의 이성을 뒤흔드는 완벽한 심리전.
잭의 감방에서 TV 모니터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 장면을 보여주며 여유롭게 미소 짓는 벤

 

시청 스펙 & 테크니컬 노트

  • 플래시백의 컬러 그레이딩: 전혀 한국(서울)스럽지 않은 배경으로 한 플래시백 씬들은 섬의 쨍한 열대 우림 색감과 극도로 대비되는 차갑고 푸르스름한 색채로 보정되었습니다. 권위적인 아버지와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이 주는 차갑고 억압적인 심리 상태를 35mm 필름의 질감 위에 아주 효과적으로 입혀냈습니다.
  • 좁은 선실 내부의 사운드 디자인: 바다 위 요트라는 좁고 고립된 공간이 주는 긴장감이 오디오를 통해 배가됩니다. 갑판 위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발소리, 출렁이는 파도 소리, 그리고 고요함을 찢고 나오는 선의 권총 발사음은 다채널 오디오 환경에서 엄청난 타격감과 서스펜스를 줍니다.

남겨진 미스터리와 다음 화 추측

  • 새로운 떡밥 1: 아더스는 어떻게 섬 밖의 TV 방송(월드시리즈)을 실시간으로 녹화해서 볼 수 있는 것일까? 해저 케이블이나 위성 통신망이라도 갖추고 있는 것인가?
  • 새로운 떡밥 2: 돌무더기를 나르는 강제 노역에 동원된 케이트와 소이어. 아더스는 이 채석장에서 도대체 무엇을 캐내거나 지으려는 것일까?
  • 나만의 뇌피셜: 사막의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린 잭의 표정을 보아, 아더스는 무력(총칼)이 아닌 정보력으로 생존자들을 서서히 굴복시킬 작정인 것 같다. 요트를 잃어버리고 맨몸으로 정글을 헤쳐 돌아가야 하는 사이드, 진, 선 일행의 생존기도 큰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반응형
반응형

Overview: 오컬트와 SF가 교차하는 1980년대 하드보일드 판타지

키쿠치 히데유키의 동명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요수도시>, <뱀파이어 헌터 D>의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이 연출한 <마계도시: 신주쿠 (1988)> 블루레이 개봉기입니다.

 

미라지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정식 발매된 이 풀슬립 한정판은 1980년대 일본 전성기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특히 35mm 네거티브 스캔 텔레시네 4K 리마스터 무삭제판으로 국내 첫 출시되어, 일본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오컬트와 판타지, SF 요소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카와지리 감독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극상의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필구 타이틀입니다. <요수도시>에 이은 또 하나의 완벽한 도시 시리즈를 소장해 보세요.

📦 English Summary for Global Collectors

  • Title: Demon City Shinjuku (1988)
  • Label: Mirage Entertainment
  • Edition: Full Slip Limited Edition (SE)
  • Format: Single Disc (1 BD)
  • Video: 35mm Negative Scan 4K Remaster (Uncut) / 4:3 1080p HD
  • Audio: Japanese LPCM 2.0CH / DTS-HD Master Audio 5.1CH
  • Subtitles: Korean
  • Packaging: Premium Black Foil Full Slip, AVA Transparent Case, Guidebook, Storyboard Book, 4 Photocards
  • Comment: Another 1980s Japanese animation classic directed by Yoshiaki Kawajiri. This Korean limited edition offers a stunning 4K remastered uncut presentation of the film from a 35mm negative scan, housed in a striking full slip with extensive printed materials including a guidebook and storyboard book. A definitive archive piece for classic anime collectors.


Tech Specs & Disc Details (스펙 및 디스크 구성)

4K 리마스터링으로 선명하게 되살아난 무삭제 본편과 함께, 매드하우스 전성기의 디테일을 엿볼 수 있는 풍성한 책자 구성이 돋보입니다.

항목 (Item) 상세 정보 (Details) 비고 (Notes)
Title 마계도시 신주쿠 (Demon City Shinjuku) 풀슬립 한정판 (SE)
Format 1-Disc 국내 정식 발매판
Resolution 1080p High Definition 4:3 Aspect Ratio / 35mm 네거티브 스캔
Audio Japanese LPCM 2.0CH & DTS-HD MA 5.1CH  
Subtitles Korean(한국어)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 및 구성품 안내)

디스크 내의 부가영상(2분)뿐만 아니라 방대한 인쇄물이 컬렉션의 가치를 더합니다.

  • Supplement: 본편 외 예고편 수록.
  • Guidebook: 작품의 세계관을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는 약 40페이지 분량의 가이드북.
  • Storyboard Book & Photocards: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스토리보드북(콘티북)과 4종의 포토카드.

Collector's View: Packaging & Artwork (패키지 디자인)

강렬한 핫핑크와 블랙의 시각적 대비 (풀슬립 케이스)

마계도시: 신주쿠 (Demon City Shinjuku, 1988) -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풀슬립 전면 및 후면

  • 설명: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쨍한 핫핑크 컬러 바탕에 블랙 포일 가공으로 타이틀을 새겨 넣은 전면 디자인이 무척 강렬합니다. 후면에는 미니멀한 라인 아트로 목검과 반지를 배치하고, 텍스트를 여백의 미와 함께 살려내어 80년대 하드보일드 오컬트물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아방가르드한 무드의 투명 케이스와 디스크

마계도시: 신주쿠 (Demon City Shinjuku, 1988) -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킵케이스 외부 및 내부

  • 설명: 고급 국산 AVA 고투명 케이스가 사용되었습니다. 외부 아트워크는 주인공 쿄야와 사야카, 그리고 마왕 레비의 모습을 붉은색과 푸른색의 짙은 대비로 그려내어 애니메이션 본편의 다크한 텐션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케이스를 열면 시크한 블랙 바탕에 핫핑크 텍스트가 인쇄된 디스크와, 투명 트레이 너머로 비치는 내부 아트워크가 시각적 쾌감을 더해줍니다.

1980년대 셀 애니메이션의 숨결 (스토리보드북 & 가이드북)

마계도시: 신주쿠 (Demon City Shinjuku, 1988) -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가이드 북, 스토리북
마계도시: 신주쿠 (Demon City Shinjuku, 1988) -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포토카드 4종

  • 설명: 이 한정판의 소장 가치를 극대화하는 풍성한 인쇄물입니다. 블랙 바탕에 핫핑크 선화로 캐릭터들을 아로새긴 가이드북, 그리고 케이스와 깔맞춤한 핫핑크 표지의 스토리보드북이 눈에 띕니다. 매드하우스의 정교한 작화가 담긴 4종의 고화질 포토카드(펜타그램 위로 떠오르는 레비, 빛나는 목검 액션 등)는 셀 애니메이션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Final Verdict: 또 하나의 전설적인 도시 시리즈, 완벽한 아카이브 (총평)

<마계도시: 신주쿠> 풀슬립 한정판은 80년대 일본 오컬트 액션의 독보적인 미학을 화려하고 세련된 패키징으로 되살려낸 최고의 컬렉터스 아이템입니다.

  • Aesthetic Perfection: 눈이 시릴 만큼 강렬한 핫핑크/블랙의 풀슬립 케이스와 디스크 디자인, 그리고 톤을 통일한 아름다운 책자들은 물리 매체만이 제공할 수 있는 심미적 만족감의 끝을 보여줍니다. <요수도시>의 블루 톤 풀슬립과 나란히 진열해 두면 그 파괴력이 배가됩니다.
  • Ultimate Archive: 35mm 네거티브 스캔과 4K 리마스터링을 거친 본편은 80년대 셀 애니메이션 특유의 낭만과 기괴한 크리쳐물의 매력을 가장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작품 세계를 사랑하는 컬렉터라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영구 소장 마스터피스입니다.

★이전 개봉기 보기: [Unboxing] 서스페리아 (Suspiria) 원작 & 2018 리메이크 합본 - 렌티큘러 풀슬립 한정판 (Type B) 블루레이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서스페리아 (Suspiria) 원작 & 2018 리메이크 합본 - 렌티큘러 풀슬립 한정판 (Type B) 블루레이

Overview: 시대를 초월한 두 마녀의 잔혹하고 우아한 무도회다리오 아르젠토의 1977년 오리지널 호러 클래식과, 이를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새롭게 창조해 낸 2018년작을 한 번에 소장할 수 있는

4klog.tistory.com

★다음 개봉기 보기: 작성예정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반응형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이 연출하고 애니메이션 명가 매드하우스가 제작한 1987년작 《요수도시》는 키쿠치 히데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어덜트 다크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전설적인 고전이다. 인간계와 마계의 오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협정을 앞두고, 이를 방해하려는 마계의 요수들에 맞서는 어둠의 파수꾼들의 사투를 그린다. 세월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는 80년대 셀 애니메이션 특유의 독특하고 관능적인 매력과 필름의 질감을 선명하게 품고 있다.

 

줄거리: 인간계와 마계의 평화를 둘러싼 어둠의 사투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계와 평행을 이루는 또 다른 차원 '마계'. 수백 년마다 갱신되는 두 세계의 평화 조약 체결을 앞두고, 조약을 반대하는 마계의 강경파 요수들이 기습을 감행한다. 조약의 핵심 서명자이자 200세가 넘은 인간계의 영능력자 '주세페 마이아트(Guiseppe Maiyart)'를 보호하기 위해, 인간계의 어둠의 파수꾼 타키 렌조(평소에는 세일즈맨)와 마계에서 온 아름다운 파트너 마키에가 한 팀을 이룬다. 암살자 요수들의 끔찍하고 기괴한 공세 속에서 두 사람은 목숨을 걸고 마이아트의 신변을 확보하며 도심 속 혈투를 벌인다.

결말: 밝혀진 시험의 전말과 두 세계를 이어줄 유전적 구원 (※ 스포일러 주의)

요수들의 거센 공세와 온갖 환각을 뚫고 마침내 마계 강경파의 수장을 물리친 후, 마이아트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사실 마이아트는 자신을 보호하던 타키와 마키에를 오랫동안 은밀히 시험해 오고 있었다. 인간인 타키와 마계인 마키에야말로 서로 유전적으로 완벽히 결합할 수 있는 매우 희귀한 존재들이었으며,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날 새로운 생명이야말로 겉보기뿐인 조약을 넘어 인간계와 마계의 진정한 공존과 영원한 평화를 가져다줄 핵심 매개체였음이 밝혀진다. 마침내 평화 조약은 체결되고, 타키가 여전히 어둠의 파수꾼으로서 도심의 밤을 지켜나가는 아련한 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어른들을 위한 고전 애니메이션이 주는 독보적인 미학적 쾌감

오늘날 디지털 기법으로 매끄럽게 정제된 3D나 2D 애니메이션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1980년대 일본 셀 애니메이션 황금기만의 독특하고 짙은 페로몬이 작품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다. 붉은 네온과 차가운 푸른 선화가 격돌하는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 특유의 하드보일드 액션, 그리고 관능적인 성적 모티프와 기괴한 신체 변형(Body Horror)의 기묘한 조화는 감상 내내 압도적인 오라를 발산한다.

 

단순히 자극적인 19금 요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80년대 도쿄의 미드나잇 야경과 시티팝 스타일의 아날로그 낭만,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스산한 분위기가 정교하게 아우러져 있다. 비록 서사의 일부 디테일이 황당하거나 거칠게 다가올지라도, 아날로그 필름과 수작업 셀화가 만들어내는 농밀한 비주얼과 특유의 어둡고 매혹적인 세계관은 "가끔 이런 고전 애니메이션을 꺼내 보는 것도 참 독특하고 나쁘지 않다"는 깊은 감흥을 자아낸다. 시대의 숨결과 어른들을 위한 대담한 상상력이 손끝에서 피어난, 오직 그 시절이었기에 가능했던 명확한 매력의 고전이다.

붉은 네온과 핏빛 촉수가 가로지르는 80년대 셀 애니메이션의 정점.
시대의 미학을 그대로 봉인한 어른들만을 위한 낭만적인 악몽.

 영화 기록가의 덧붙이는 로그 

미라지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정식 발매된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1-Disc) 실물 디스크로 감상했다. 35mm 네거티브 스캔 4K 리마스터 무삭제판답게 셀 애니메이션의 정교한 필름 입자감과 원색의 강렬한 대비가 왜곡 없이 깨끗하게 재생된다. 고급 블랙 포일 가공이 적용된 쨍하고 강렬한 블루 컬러 풀슬립 케이스, 세련된 AVA 고투명 케이스와 내부 아트워크, 그리고 매드하우스의 작업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두툼한 콘티북과 40페이지 분량의 가이드북, 포토카드 4종까지. 80년대 일본 어덜트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아카이빙하는 완벽한 컬렉터스 아이템으로 [먼지 쌓인 영사기] 랙의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깊이 진열한다. 오늘 밤의 영사를 거둔다.

[Unboxing] 요수도시 (Wicked City, 1987) -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요수도시 (Wicked City, 1987) -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개봉기

Overview: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관능적이고 잔혹한 미학키쿠치 히데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로 잘 알려진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이 연출하고 애니메이션 명가 매드하우스가 제작한

4klog.tistory.com


★이전 감상문 보기: [어쩌다 피칠갑 #16] 안개 속에서 찢겨나간 육신, 정체 모를 공포가 빚어낸 피의 제단: 《13번째 전사 (The 13th Warrior, 1999)》 No. 202 :: 4K 개봉기 아카이브

 

[어쩌다 피칠갑 #16] 안개 속에서 찢겨나간 육신, 정체 모를 공포가 빚어낸 피의 제단: 《13번째 전

《다이 하드》, 《프레데터》의 액션 거장 존 맥티어넌이 메가폰을 잡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을 맡은 1999년작 《13번째 전사(The 13th Warrior)》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Eaters of the Dead》

4klog.tistory.com

★다음 감상문 보기: [크레딧이 올라가도 #40] 태워진 비닐하우스와 나체의 질주, 권태와 분노가 충돌한 기괴한 합작: 《버닝 (BURNING, 2018)》 No. 205 :: 4K 개봉기 아카이브

 

[크레딧이 올라가도 #40] 태워진 비닐하우스와 나체의 질주, 권태와 분노가 충돌한 기괴한 합작: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바탕으로 거장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완성한 2018년작 《버닝(BURNING)》은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미스터리 드라마 걸작이다. 모호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반응형
《다이 하드》, 《프레데터》의 액션 거장 존 맥티어넌이 메가폰을 잡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을 맡은 1999년작 《13번째 전사(The 13th Warrior)》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Eaters of the Dead》과 북유럽의 고대 서사시 《베오울프》를 모티브로 한 역사 액션 활극이다. 곰의 가죽을 뒤집어쓴 식인 부족과의 무자비한 도륙전과 빗발치는 칼날 아래 쏟아지는 날것의 혈흔이 가득하기에 [어쩌다 피칠갑] 랙에 입주하기에 더없이 적합하다.

줄거리: 12인의 바이킹 전사와 운명처럼 합류한 13번째 이방인

10세기 바그다드의 귀족이자 시인인 아흐메드 이븐 파드란(안토니오 반데라스)은 궁정 여인과의 부적절한 밀애로 인해 북방의 볼가 강 유역으로 사실상 추방에 가까운 외교 사절단으로 파견된다. 그곳에서 거칠고 야만적인 노르드인(바이킹) 무리를 만난 아흐메드는, 북쪽 고향 마을이 안개와 함께 나타나 사람을 찢어 죽이고 시체를 먹는 정체불명의 괴물 부족 '웬돌(Wendol)'의 습격을 받아 파멸 직전에 놓였다는 전갈을 듣게 된다. 부족의 예언자는 "13명의 전사가 원정을 떠나야 악마를 물리칠 수 있으며, 그중 마지막 13번째 전사는 반드시 노르드인이 아닌 '이방인'이어야 한다"는 신탁을 내린다. 그렇게 칼 한 자루 쥐어보지 못했던 문관 아흐메드는 용맹한 지도자 불리바이(블라디미르 쿨리히)가 이끄는 12명의 거구 바이킹 전사들과 함께 죽음의 북방 원정길에 오르게 된다.

결말: 안개 속 용의 정체, 피로 물든 마지막 바이킹의 기도 (※ 스포일러 주의)

원정대는 불타는 횃불 행렬로 '불의 용' 행세를 하며 안개 속에서 덮쳐오는 웬돌족의 잔혹한 학살에 맞서 사투를 벌인다. 그들의 소굴인 깊은 해저 동굴로 잠입한 아흐메드와 불리바이는 다산의 상징인 뚱뚱한 비너스 토우를 숭배하는 웬돌족의 여족장을 처단하지만, 불리바이는 독이 묻은 발톱에 긁히며 치명상을 입는다.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펼쳐진 마지막 방어전, 웬돌의 대추장이 침략해 오자 죽음을 앞둔 불리바이는 바이킹의 마지막 맹세를 읊조리며 적장을 베어 넘긴 뒤 장렬하게 전사한다. 우두머리를 잃은 웬돌족이 안개 속으로 뿔뿔이 흩어지며 긴 피바다는 마침내 멎는다. 아흐메드는 자신을 진정한 전사로 인정해 준 북방의 형제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바그다드로 돌아가는 배 위에서 그들의 용맹한 역사를 양피지에 기록한다.

생략된 웬돌의 실체와 역사적 공포: 이유 없는 죽음이 증명하는 잔혹한 현실

영화는 다산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뚱뚱한 여성 토우를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는 원시적 식인 집단 '웬돌족'에 대해 어떠한 인류학적 배경이나 추가 설명도 덧붙이지 않은 채, 오로지 살점을 뜯고 목을 베어가는 절대적인 공포의 대상으로만 부각한다. 네안데르탈인의 후예처럼 묘사되는 이들의 기원이나 동기를 명확히 짚어주지 않는 점은 서사적으로 다소의 아쉬움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곰곰이 곱씹어보면 이러한 불친절함이야말로 오히려 현실의 비정함을 가장 날카롭게 투영한 장치일지도 모른다. 인류 역사상 무수히 벌어졌던 침략과 문명의 몰락을 돌아보면, 상대방의 정체나 습격의 이유조차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영문도 모르고 학살당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비극들이 셀 수 없이 많지 않았던가. 웬돌족에 대한 설명의 생략은 안개 너머에서 다가오는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원초적 공포'를 극대화하며, 진흙과 핏물로 범벅이 된 전장의 생존 투쟁을 더욱 처절하게 체감하게 만든다.

칼날과 도끼가 뼈를 가르는 진흙탕의 혈투.
안개 속 정체불명의 식인 괴물과 피로 써 내려간 13번째 전사의 북유럽 대서사시.

영화 기록가의 덧붙이는 로그

국내 VOD 플랫폼 씨네폭스(Cinefox) 스트리밍을 통해 디지털로 감상했다. 90년대 말 특유의 묵직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비바람 속에서 펼쳐지는 처절한 백병전의 타격감이 거친 화면 너머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비록 소장용 실물 디스크 개봉기는 아니지만, 원초적인 공포와 피비린내 나는 액션 쾌감을 증명한 중세 다크 활극으로서 수장고의 [어쩌다 피칠갑] 랙 한편에 묵직하게 안착시킨다. 오늘 밤의 영사를 거둔다.


★이전 감상문 보기: [찰나의 극장 #6] 1964년 도쿄의 백일몽: 테시가하라 히로시와 단편: 《아코 (Ako, 1964)》 No. 200 :: 4K 개봉기 아카이브

 

[찰나의 극장 #6] 1964년 도쿄의 백일몽: 테시가하라 히로시와 단편: 《아코 (Ako, 1964)》 No. 200

《모래의 여자》, 《타인의 얼굴》로 전 세계 영화사를 뒤흔든 거장 테시가하라 히로시 감독 연출, 작가 아베 코보 각본, 그리고 타케미츠 토루가 음악을 맡은 1964년작 단편 영화 《아코(Ako / Whit

4klog.tistory.com

★다음 감상문 보기: [먼지 쌓인 영사기 #26] 80년대 셀 애니메이션 황금기가 숨겨둔 관능과 혈흔의 미학: 《요수도시 (Wicked City, 1987)》 No. 203 :: 4K 개봉기 아카이브

 

[먼지 쌓인 영사기 #26] 80년대 셀 애니메이션 황금기가 숨겨둔 관능과 혈흔의 미학: 《요수도시 (W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이 연출하고 애니메이션 명가 매드하우스가 제작한 1987년작 《요수도시》는 키쿠치 히데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어덜트 다크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전설적인 고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반응형

⚠️ 스포일러 주의 방벽

본 리뷰는 <로스트> 시즌 3, 1화(A Tale of Two Cities)까지의 내용만을 철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후 전개에 대한 어떠한 단서나 스포일러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현재 진행형' 리뷰이니 안심하고 감상해 주세요!

완벽하게 꾸며진 마을에서 오세아닉 815편의 추락을 목격하는 줄리엣과 아더스. 시즌 1의 추락을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조명한 충격적인 오프닝
오븐에서 머핀을 꺼내는 줄리엣의 평화로운 모습

 

이번 화의 핵심 장면 (디테일과 연출) 시즌 2 첫 화에서 마마 캐스의 음악으로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얼얼하게 쳤던 제작진은, 시즌 3의 포문을 여는 1화에서도 기가 막힌 오프닝 트릭을 구사합니다.

 

오븐에서 갓 구운 머핀, 깔끔한 주택, 한가로운 독서 모임. 마치 미국의 평범한 중산층 마을을 보여주는 듯하던 화면은 하늘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반전을 맞이합니다.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공중에서 두 동강 나는 오세아닉 815편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무려 40화가 넘게 시청자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아더스(The Others)'의 실체가 원시 부족이 아니라 현대적인 인프라를 누리며 살고 있는 고도의 조직이었음이 밝혀지는 순간의 소름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추락 현장을 향해 이든과 굿윈을 냉혹하게 파견하는 벤의 모습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생존자들이 겪은 모든 고난이 철저히 통제된 무대 위의 연극이었음을 암시하며 서사적 스케일을 단숨에 확장시킵니다

야외 철창에 갇힌 소이어와 케이트의 모습

.시청 스펙 & 테크니컬 노트

  • 극단적인 시각적 대비: 아더스가 거주하는 '막사' 마을의 쨍하고 화사한 자연광과, 잭이 갇힌 '하이드라(The Hydra)' 기지의 차갑고 폐쇄적인 조명이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특히 잭이 갇힌 수족관 감방의 푸르스름한 수중 조명은 35mm 필름의 무거운 암부 표현력과 만나 밀실 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로 숨 막히는 질감을 선사합니다.
  • 수중 앰비언스 사운드: 잭의 감방 밖에서 둔탁하게 울리는 수중 펌프 소리와 유리벽을 때리는 물의 진동음이 굉장히 세밀하게 믹싱되어 있습니다. 오디오의 저음역 해상력이 뒷받침될 때,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물속에 철저히 격리되었다는 절망감이 피부로 와닿는 훌륭한 사운드 디자인입니다.

남겨진 미스터리와 다음 화 추측

  • 새로운 떡밥 1: 아더스는 이 외딴섬에 어떻게 이런 완벽한 현대식 마을을 구축했을까? 전기, 오븐, 최신식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원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 새로운 떡밥 2: 잭이 갇힌 수족관 기지의 원래 용도는 무엇이었을까? 줄리엣의 말대로라면 원래는 상어나 돌고래를 연구하던 다르마 이니셔티브의 시설인 듯한데, 왜 지금은 아더스가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 나만의 뇌피셜: 잭, 케이트, 소이어는 이제 완전히 적의 심장부에 인질로 잡혀버렸다. 잭을 향한 줄리엣의 묘하게 온화하면서도 통제적인 태도를 보아, 아더스는 단순한 살육이 아니라 이 세 사람에게서 무언가 확실한 목적(아마도 의료적인 도움이나 유전적 정보)을 뜯어내려 하는 것 같다. 과거 잭의 강박증이 폭발했던 플래시백처럼, 잭의 이성이 이곳에서 어떻게 무너져 내릴지 기대가 된다.
 
반응형
반응형

《모래의 여자》, 《타인의 얼굴》로 전 세계 영화사를 뒤흔든 거장 테시가하라 히로시 감독 연출, 작가 아베 코보 각본, 그리고 타케미츠 토루가 음악을 맡은 1964년작 단편 영화 《아코(Ako / White Morning)》는 29분의 러닝타임 속에 1960년대 도쿄의 공기와 청춘의 일탈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아방가르드 단편이다. 정형화된 내러티브를 벗어나 찰나의 순간과 묘한 질감을 압축해 보여주는 작품이기에 [찰나의 극장 (단편 전용)] 랙에 입주하기에 더없이 적합하다.

 

1964년은 테시가하라 히로시(勅使河原 宏)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찬란한 해다. 실존주의 걸작 《모래의 여자(Woman in the Dunes)》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같은 해에 선보인 또 다른 숨은 보석 같은 단편 《아코(Ako, 1964) / 원제: 白い朝(하얀 아침)》의 존재를 아는 관객은 많지 않다.

 

모래 구덩이라는 폐쇄된 세계를 다룬 《모래의 여자》와 달리, 《아코》는 1964년 도쿄 올림픽 직전 급변하던 대도시 한가운데로 카메라를 들이대어 10대 청춘의 불안과 백일몽을 포착한 감각적인 시네마 에세이다.

글로벌 옴니버스 프로젝트와 16세 소녀의 시선

《아코》는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NFB)가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4개국의 영화감독들을 모아 기획한 글로벌 옴니버스 영화 《사춘기(The Adolescents / La Fleur de l'âge)》의 일본 파트로 제작되었다.

  • 줄거리: 주인공 아코는 도쿄 시내의 작은 빵집에서 일하는 16세 소녀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 드라이브를 떠났고, 드라이브 중에 이러 저러한 에피소드들을 보여준다.
  • 일상과 환상의 교차: 영화는 10대들의 풋풋한 활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면서도, 불현듯 소녀의 몽상과 초현실적인 환각 이미지를 교차시킨다.

《Tokyo 1958》에서 도시의 집단적 혼돈을 관찰자 시점으로 포착했던 감독은, 《아코》에 이르러 도시의 소외감을 한 소녀의 내면 심리로 섬세하게 좁혀냈다.

누벨바그 감각과 타케미츠 토루의 사운드 실험

이 단편은 19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의 자유로운 호흡과 일본 아방가르드 미학이 절묘하게 맞물려 있다.

  • 감각적인 흑백 촬영: 도쿄의 네온사인,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궤적, 인물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스타일리시한 흑백 명암으로 잡아냈다.
  • 타케미츠 토루(Tōru Takemitsu)의 음향: 감독의 페르소나인 타케미츠 토루는 이번에도 파격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다. 재즈와 전위적인 전자음향, 침묵을 불규칙하게 직조하여 10대 소녀가 느끼는 공허함과 혼란을 청각적으로 극대화했다.

이리에 미키의 매혹적인 마스크, 묘한 분위기가 빚어낸 29분의 잔상

전통적인 기승전결의 서사 구조를 기대한다면 다소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단편이 품고 있는 공기와 뉘앙스는 대단히 독특하고 매혹적이다. 무엇보다 타이틀 롤을 맡은 여주인공 이리에 미키(Miki Irie)의 청순하면서도 서구적인 마스크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제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면 단 3편의 영화에만 출연하고 자취를 감추어 더욱 신비롭게 다가온다.)

 

단조로운 빵 공장 여공이자 기숙사 생활에 갇혀 있던 한 사춘기 소녀가 하룻밤 동안 겪는 방황과 공허한 일탈의 공기는 테시가하라 히로시의 감각적인 연출과 타케미츠 토루의 음악을 만나 대단히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명확한 결론을 짓지 않아도, 1960년대 도쿄의 새벽 공기와 소녀의 눈빛만으로 충분히 나쁘지 않은 인상과 긴 잔상을 남긴 수작이다.

자유를 꿈꾼 29분의 야간 비행. 네온사인 뒤로 스러진 소녀의 눈빛과 1960년대 흑백 필름의 매혹적인 파편.

 영화 기록가의 덧붙이는 로그 

크라이테리언 컬렉션(The Criterion Collection) 《모래의 여자 (Woman in the Dunes, 1964)》 블루레이 디스크의 스페셜 피처 'Four Short Films'를 통해 감상했다. 거장의 장편 세계를 지탱하는 모태이자, 1960년대 일본 뉴웨이브의 귀중한 조각을 수장고의 [찰나의 극장 (단편 전용)] 랙에 정갈하게 안착시킨다. 오늘 밤의 영사를 거둔다.

[Unboxing] 모래의 여자 (Woman in the Dunes, 1964) -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블루레이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모래의 여자 (Woman in the Dunes, 1964) -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블루레이 개봉기

Overview: 모래 구덩이 속, 실존과 욕망을 탐구하는 아방가르드 걸작 (H2)아베 코보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완벽하게 옮겨낸 테시가하라 히로시 감독의 초현실주의적 걸작, 크라이테리언 컬렉션(Cr

4klog.tistory.com


★이전 감상문 보기: [크레딧이 올라가도 #37] 체스판 위의 승부사, 자신마저 불태운 가장 차가운 승리: 《미스 슬로운 (Miss Sloane, 2016)》 No. 199 :: 4K 개봉기 아카이브

 

[크레딧이 올라가도 #37] 체스판 위의 승부사, 자신마저 불태운 가장 차가운 승리: 《미스 슬로운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존 매든 감독이 연출하고 제시카 차스테인이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장악한 2016년작 《미스 슬로운(Miss Sloane)》은 워싱턴 정가를 뒤흔드는 천재 로비스트의

4klog.tistory.com

★다음 감상문 보기: [어쩌다 피칠갑 #16] 안개 속에서 찢겨나간 육신, 정체 모를 공포가 빚어낸 피의 제단: 《13번째 전사 (The 13th Warrior, 1999)》 No. 202 :: 4K 개봉기 아카이브

 

[어쩌다 피칠갑 #16] 안개 속에서 찢겨나간 육신, 정체 모를 공포가 빚어낸 피의 제단: 《13번째 전

《다이 하드》, 《프레데터》의 액션 거장 존 맥티어넌이 메가폰을 잡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을 맡은 1999년작 《13번째 전사(The 13th Warrior)》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Eaters of the Dead》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반응형

Overview: 시대를 초월한 두 마녀의 잔혹하고 우아한 무도회

다리오 아르젠토의 1977년 오리지널 호러 클래식과, 이를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새롭게 창조해 낸 2018년작을 한 번에 소장할 수 있는 <서스페리아 (Suspiria)> 합본 블루레이 개봉기입니다.

 

이 타이틀은 로컬 레이블 디온(The On)에서 출시한 시리즈 No. 15 렌티큘러 풀슬립 한정판(Type B)입니다. 2018년 리메이크작은 영어 Dolby Atmos의 압도적인 입체 음향을 제공하며, 1977년 오리지널 리마스터링 판본 역시 이탈리아어 DTS-HD MA 5.1 채널을 지원하여 두 거장의 전혀 다른 감각을 최상의 A/V로 비교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성일 평론가의 전편 코멘터리와 6종의 포토카드가 포함되어 있어, 물리 매체 컬렉터들의 수집욕을 강렬하게 자극하는 축복과도 같은 타이틀입니다.

📦 English Summary for Global Collectors

  • Title: Suspiria (1977 Original & 2018 Remake Double Feature)
  • Label: The On (Series No. 15)
  • Edition: Lenticular Full Slip Limited Edition (Type B)
  • Format: 2-Disc (Blu-ray)
  • Video: 1.85:1 (2018 Remake) / 2.38:1 (1977 Original)
  • Audio: English Dolby Atmos (2018) / Italian DTS-HD MA 5.1 & English DTS-HD MA 4.0 (1977)
  • Subtitles: Korean, English
  • Special Features: Full-length audio commentary by critic Jung Sung-il, multiple making-of featurettes, and 6 photocards.
  • Comment: An incredible physical release that houses both Dario Argento's 1977 original classic and Luca Guadagnino's haunting 2018 reimagining in one package. The packaging features a striking lenticular slipcover. This double-feature edition is a stunning collector's piece.


Tech Specs & Disc Details (스펙 및 디스크 구성)

두 시대의 마스터피스를 최상의 화질과 음향으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완벽한 2디스크 사양입니다.

항목 (Item) 상세 정보 (Details) 비고 (Notes)
Title 서스페리아 (2018 & 1977) 렌티큘러 풀슬립 한정판 (Type B)
Format 2-Disc (1977 원작 + 2018 리메이크) 국내 정식 발매판
Resolution 1080p HD, H.264/AVC 1.85:1 (Disc 1) / 2.38:1 (Disc 2)
Audio English Dolby Atmos (Disc 1) 이탈리아어 DTS-HD MA 5.1 (Disc 2)
Subtitles Korean(한국어), English 본편 및 부가영상 자막 지원

Special Features (부가영상 안내)

디스크 1에 심도 있는 코멘터리와 제작 과정이 상세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 음성 해설: 정성일 평론가 전편 음성 해설
  • Featurettes: 서스페리아의 제작과정 (Making of Suspiria), 비밀의 언어, 춤 (The Secret Language of Dance), 서스페리아의 미술 (The Look of Suspiria), 서스페리아의 분장 (The Transformations of Suspiria)

Collector's View: Packaging & Artwork (패키지 디자인)

기괴하고 음산한 무드의 렌티큘러 풀슬립 케이스

서스페리아 (Suspiria) 원작 & 2018 리메이크 합본 - 렌티큘러 풀슬립 한정판 (Type B) 블루레이 풀슬립 전면 및 후면

  • 설명: 슬립케이스 전면은 2018년작의 다코타 존슨과 틸다 스윈튼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렌티큘러 효과가 적용되어 영화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후면에는 무언가를 향해 뻗어 나오는 섬뜩한 형태의 손과 핏빛 로고, 그리고 강렬한 문구가 새겨져 있어 시선을 압도합니다.

순백의 바탕에 흩뿌려진 핏빛 눈동자 (킵케이스)

서스페리아 (Suspiria) 원작 & 2018 리메이크 합본 - 렌티큘러 풀슬립 한정판 (Type B) 블루레이 킵케이스 전면 및 후면

  • 설명: 어두운 슬립케이스와 대비되는 새하얀 킵케이스 전면 아트워크가 돋보입니다. 피 흘리는 붉은 'S' 로고 안에 수많은 눈동자들이 응시하고 있는 디자인은 그 자체로 잔혹한 예술 작품 같습니다.

두 시대의 서스페리아를 담아낸 디스크와 아트 카드

서스페리아 (Suspiria) 원작 & 2018 리메이크 합본 - 렌티큘러 풀슬립 한정판 (Type B) 블루레이 투명 케이스 내부 및 디스크

  • 설명: 케이스를 열면 동봉된 6종의 포토카드 중 하나가 반겨줍니다. 우측의 투명 트레이에는 두 편의 영화가 각각의 상징적인 로고를 입고 수납되어 있습니다. 붉은 끈 문양이 새겨진 블랙 디스크는 2018년작을, 오리지널 클래식 로고가 돋보이는 매혹적인 레드 디스크는 1977년 원작을 담고 있어 2디스크 합본 패키지로서의 완벽한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Final Verdict: 진열장을 물들이는 잔혹하고도 우아한 소장품 (총평)

디온(The On)에서 한정판으로 출시한 <서스페리아> 합본 블루레이는 호러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오리지널 클래식과 가장 성공적인 현대적 재해석을 물리 매체의 형태로 완벽하게 봉인해 낸 탁월한 패키지입니다.

  • Aesthetic Perfection: 렌티큘러 커버가 선사하는 기괴한 입체감과 화이트 톤 킵케이스의 극적인 대비, 그리고 각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블랙과 레드의 디스크 배합은 미학적 완성도를 극대화합니다.
  • Ultimate Archive: 아르젠토의 원작과 구아다니노의 리메이크를 최상의 화질로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성일 평론가의 방대한 코멘터리를 통해 작품을 깊이 있게 텍스트화하여 탐구할 수 있는 궁극의 레퍼런스 타이틀입니다.

★이전 개봉기 보기: [Unboxing]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 1993) - 20주년 기념 한정판 디지북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 1993) - 20주년 기념 한정판 디지북 개봉기

Overview: 시대를 초월한 흑백의 울림과 붉은 코트의 소녀홀로코스트의 비극 속에서 피어난 한 줄기 인류애를 묵직하게 그려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스터피스, 블루레이 개봉기입니다. 이 타

4klog.tistory.com

★다음 개봉기 보기: [Unboxing] 마계도시: 신주쿠 (Demon City Shinjuku, 1988) -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마계도시: 신주쿠 (Demon City Shinjuku, 1988) - 풀슬립 한정판 블루레이 개봉기

Overview: 오컬트와 SF가 교차하는 1980년대 하드보일드 판타지키쿠치 히데유키의 동명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 의 카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이 연출한 블루레이 개봉기입니다. 미라지엔터테인먼트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반응형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존 매든 감독이 연출하고 제시카 차스테인이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장악한 2016년작 《미스 슬로운(Miss Sloane)》은 워싱턴 정가를 뒤흔드는 천재 로비스트의 총기 규제 법안 전쟁을 다룬 정통 정치·심리 스릴러다. 치열한 두뇌 싸움 끝에 마주하는 충격적인 자폭 반전과 영화가 끝난 뒤에도 직업윤리와 인간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기에 [크레딧이 올라가도] 랙에 입주하기에 더없이 적합하다.

줄거리: 승리를 위해서라면 영혼도 거는 승부사, 총기 규제 진영으로 이적하다

워싱턴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거대 로비 회사 '콜-크라비츠&워터맨'의 수석 로비스트 엘리자베스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 그녀는 총기 소유 규제를 막아달라는 전미총기협회 측의 막대한 로비 의뢰를 받지만, 양심과 신념에 따라 이를 단칼에 거절하고 회사를 박차고 나온다. 슬로운은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히튼-해리스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열세에 놓인 비영리 로비 회사 '피터슨-와이엇'으로 자신의 팀원 일부와 함께 이적한다. 막강한 자금력과 정치적 인맥을 동원한 친총기 로비스트들과 슬로운은 상원의원 표를 확보하기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진흙탕 표 계산 전쟁을 시작한다.

결말: 청문회장을 뒤흔든 폭로, 그리고 스스로 감옥을 택한 완벽한 체크메이트 (※ 스포일러 주의)

동료의 트라우마까지 전략적 무기로 이용할 만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슬로운은 총기 협회의 사주를 받은 정치권에 의해 '불법 로비 및 청문회 위증 혐의'로 청문회에 서게 된다. 상대측의 집요한 공격으로 궁지에 몰려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이던 순간, 슬로운은 숨겨둔 마지막 비장의 패를 꺼내 든다. 그녀는 청문회를 주도하던 스펄링 상원의원이 거대 로비스트들로부터 불법 뇌물을 수수하고 밀약을 맺은 정황이 담긴 비밀 도청 녹화 영상을 전 세계 생중계 앞에서 폭로한다.

 

자신의 불법 도청 혐의로 5년 형을 살아야 함을 사전에 완벽히 계산하고 기꺼이 감옥행을 택한 슬로운의 자폭 플레이로 부패 정치인은 몰락하고 총기 규제 법안은 마침내 가결된다. 수감된 후 담담하게 출소를 맞이하는 슬로운의 뒷모습과 함께 영화는 서늘한 마침표를 찍는다.

기대 이상의 압도적인 전율: 우리가 몰랐던 로비스트의 진짜 세계

별다른 기대 없이 재생했다가,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치밀한 각본과 연출의 밀도에 휩쓸려 손가락에 꼽을 만한 수작으로 뇌리에 깊게 박힌 작품이다. 아직 이 영화를 접하지 못한 이들이라면 주저 없이 반드시 감상해 보길 권하고 싶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수많은 정책과 법안 이면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생활에 거대한 파급력을 행사하는 로비스트들의 숨 막히는 전쟁과 삶이 어떠한 것인지를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132분의 러닝타임 동안 단 1초도 낭비하지 않고 몰아치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날카로운 딕션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 싸움은 순수한 영화적 재미뿐만 아니라 직업적 집념의 서늘한 정수를 온몸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상대방을 확실하게 놀라게 만드는 법.
자신마저 체스판의 말로 내던진 엘리자베스 슬로운의 서늘하고 눈부신 체크메이트.

영화 기록가의 덧붙이는 로그

국내 프리미엄 레이블 '더블루 컬렉션(The Blu Collection)'에서 출시한 크리에이티브 에디션 슬립박스 블루레이(Blu-ray) 디스크로 감상했다. 1080p 고화질 화면과 DTS-HD MA 5.1 사운드를 통해 슬로운의 속사포 같은 대사와 팽팽한 긴장감이 완벽하게 전달되었다. (※ 해당 타이틀의 정갈한 슬립박스 디자인과 포토카드 등이 담긴 실물 패키지 개봉기는 블로그의 [Unboxing] 랙에 정성껏 기록해 두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깊은 여운과 지적 카타르시스를 남긴 걸작 스릴러로서 수장고의 [크레딧이 올라가도] 랙에 단단하게 안착시킨다. 오늘 밤의 영사를 거둔다.

[Unboxing] 미스 슬로운 (Miss Sloane, 2016) - 더블루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에디션 블루레이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미스 슬로운 (Miss Sloane, 2016) - 더블루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에디션 블루레이 개봉기

Overview: 총성 없는 전쟁을 지배하는 완벽한 로비스트제시카 차스테인의 압도적인 연기력과 치밀하게 짜인 각본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정치 스릴러, 블루레이 개봉기입니다. 국내 프리미엄 레이

4klog.tistory.com


★이전 감상문 보기: [산업 폐기물 처리장(내 아까운 2시간 물어내) #8] 시대극의 탈을 쓴 개연성 참사: 《원스 어폰 어 타임 (Once Upon A Time, 2008)》 No. 197 :: 4K 개봉기 아카이브

 

[산업 폐기물 처리장(내 아까운 2시간 물어내) #8] 시대극의 탈을 쓴 개연성 참사: 《원스 어폰 어

정용기 감독이 연출하고 박용우, 이보영이 주연을 맡은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전설의 다이아몬드 '동방의 빛'을 둘러싼 사기꾼과 도둑의 소동극을 그린 경성 오

4klog.tistory.com

★다음 감상문 보기: [찰나의 극장 #6] 1964년 도쿄의 백일몽: 테시가하라 히로시와 단편: 《아코 (Ako, 1964)》 No. 200 :: 4K 개봉기 아카이브

 

[찰나의 극장 #6] 1964년 도쿄의 백일몽: 테시가하라 히로시와 단편: 《아코 (Ako, 1964)》 No. 200

《모래의 여자》, 《타인의 얼굴》로 전 세계 영화사를 뒤흔든 거장 테시가하라 히로시 감독 연출, 작가 아베 코보 각본, 그리고 타케미츠 토루가 음악을 맡은 1964년작 단편 영화 《아코(Ako / Whit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