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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맥케이 감독이 연출한 《스텝 브라더스》는 나이는 마흔이지만 정신연령은 초등학생에 머물러 있는 두 남자가 부모의 재혼으로 엮이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막장 컬트 코미디 시네마다. 남들에게 대놓고 추천하기에는 참 민망하고 황당무계한 괴작의 탈을 쓰고 있지만, 거침없이 막 나가는 특유의 키치한 정서와 골 때리는 매력 덕분에 기어코 끝까지 보게 만드는 중독성을 자랑한다. 최근 주류 영화 시장에서 전멸하다시피 한 '대놓고 웃기는 코미디'의 규격을 충실히 수행하며, 컬렉터의 라이브러리 안에서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사하는 타이틀이다.

줄거리: 마흔 살 금쪽이들의 강제 동거, 그리고 유치찬란한 전쟁

마흔 살이 되도록 직장도 없이 부모에게 얹혀살며 각자의 방에서 온갖 유치한 취미에 몰두하던 브레넌(윌 페렐)과 데일(존 C. 라일리). 두 사람의 부모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져 재혼을 감행하면서, 이 대책 없는 두 철부지는 한 집에서 방을 함께 쓰는 의붓형제가 된다. 첫 만남부터 서로의 유치한 영역을 침범하며 멱살잡이를 일삼던 두 사람은, 데일이 아끼는 드럼 세트를 브레넌이 건드린 사건을 계기로 집안을 초토화하는 유치찬란한 전면전을 선포한다. 부모의 속을 뒤집어놓으며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날들을 보내던 두 금쪽이는, 브레넌의 성공한 밉상 친동생 데릭의 등장으로 뜻밖의 동맹을 맺게 된다.

결말: 억눌린 똘기의 대폭발, 카탈리나 와인 축제를 구원한 콤비 (※ 스포일러 주의)

두 사람의 끊임없는 막장 사고에 지친 부모는 결국 이혼을 선언하고 집을 내놓기에 이른다. 부모의 이혼에 충격을 받은 브레넌과 데일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평범한 직장을 구해 '진짜 어른'처럼 살아보려 노력하지만, 그들의 영혼은 급격히 생기를 잃어간다. 그러던 중, 데릭이 기획한 대규모 행사인 '카탈리나 와인 축제'에서 고용된 밴드가 깽판을 치며 행사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다. 부모의 슬픈 눈빛을 보게 된 브레넌과 데일은 억눌러왔던 똘기와 예술적 혼을 다시 한번 깨운다. 무대 위로 난입한 두 사람은 데일의 폭발적인 드럼 연주와 브레넌의 기괴하면서도 신들린 오페라 가창력을 선보이며 축제를 대성공으로 이끌고, 부모의 재결합과 함께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리며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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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게 웃기는 똘기 가득한 에너지, 웰메이드 코미디의 확실한 타격감

정말 오랜만에 마주한, 똘기가 머리끝까지 가득 찬 통쾌한 영화였다. 가만히 생각해 봐도 최근 영화계에서 이 정도로 앞뒤 재지 않고 '나 대놓고 코미디 영화요' 하고 소리치는 작품을 거의 본 적이 없었던 터라, 라이브러리 랙에서 이 파편을 꺼내어 돌려보는 내내 나름대로 아주 재미있게 감상했다.

 

그야말로 어이가 없을 정도로 웃기면서도 뻔뻔하게 밀어붙이는 에너지가 일품이다. 물론 극이 전개되는 도중 몇몇 장면에서는 지나치게 오바스럽고 과장된 연출이 튀어나와 순간적으로 미간이 찌푸려지며 시선을 돌리게 만들긴 했다. 하지만 코미디 장르 특유의 과장법을 감안한다면 그런 흠결들은 아주 적은 분량에 불과하기에, 시네필의 관점에서도 충분히 8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줄 만한 웰메이드 코미디 영화라고 본다. 윌 페렐과 존 C. 라일리라는 두 베테랑 배우가 선보이는 환상의 티키타카와 거침없는 망가짐은, 잊고 지내던 B급 유머의 순수한 타격감을 완벽하게 복원해 냈다.

최근 극장가에서 전멸한 '대놓고 웃기는 똘기'를 뻔뻔하고 정교한 B급 정서로 훌륭히 살려낸 컬트 코미디의 수작. 몇몇 과도한 오바스러움이 스치기도 하지만,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지는 두 금쪽이 콤비의 정신 나간 티키타카가 확실한 장르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당당히 8점의 규격을 획득한 타이틀.

● 영화 기록가의 덧붙이는 로그

유쾌하고 황당했던 두 남자의 무대 공연이 끝나고 흥겨운 크레딧이 영사막을 채울 때, 가벼운 미소와 함께 플레이어를 정지했다. 이번 상영은 물리 매체 랙이 아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Netflix)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오랜만에 가벼운 호흡으로 이루어졌다. 소장용 피지컬 패키지가 주는 특유의 묵직한 손맛이나 아카이브의 소유욕을 채우는 맛은 덜할지언정, 디지털 플랫폼이 제공하는 깔끔한 스트리밍 환경 덕분에 두 배우가 주고받는 거침없는 대사 이펙트와 슬랩스틱 액션의 날것 그대로의 타격감을 방방곡곡 생생하게 누릴 수 있었다. 타인에게 교양 있게 추천하기엔 묘하게 민망한 막장 소동극일지라도, 라이브러리 가이드의 관점에서 이토록 순수하게 웃음의 기능에 충실한 타이틀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확보해 두고 있다는 것은 언제나 든든한 즐거움이다.

 

중심부 상업 시네마의 문법 속에서 피어난 이 골 때리는 파편은 본연의 키치한 매력과 독창적인 똘기를 인정하여 기분 좋게 [이걸 왜 봐요? (근데 난 봄)] 카테고리 랙에 완벽하게 입주시킨다. 라이브러리 안에서 일상이 무료하거나 복잡한 생각 없이 대책 없는 날것의 유머로 영혼을 환기하고 싶을 때마다 언제든 플랫폼을 켜고 가볍게 찾아보게 될, 매력적인 B급·컬트 아카이브로 단단히 보존해 둘 것이다. 시원한 실소와 유쾌함으로 가득했던 오늘 밤의 재생을 가볍게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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