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알렉스 콕스 (Alex Cox)
- 출연: 게리 올드만, 클로이 웹
- 개봉 연도: 1986년

[The Opening Call]
"내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날 죽여도 좋아."
[The Scene] 어둡고 더러운 뒷골목, 두 연인이 부둥켜안고 딥키스를 나누는 위로 하늘에서 쓰레기가 눈송이처럼 유유히 쏟아져 내린다. 영화 역사상 가장 더럽고 불쾌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탐미적인 이 시그니처 미장센은 영화의 본질을 완벽하게 관통한다. 알렉스 콕스 감독은 헤로인 중독자들의 토사물과 핏자국으로 얼룩진 뉴욕 첼시 호텔의 축축한 바닥을, 마치 셰익스피어의 비극이 펼쳐지는 무대처럼 기묘하고도 낭만적인 질감으로 포장해 낸다.
[The Narrative] 영국의 전설적인 펑크 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베이시스트 시드 비셔스는 밴드의 광팬인 미국인 그루피 낸시 스펑건과 만나 첫눈에 파멸적인 사랑에 빠진다. 음악에 대한 열정보다는 마약(헤로인)과 기행에 의존하던 두 사람은 밴드의 해체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 끝없는 타락의 길을 걷는다. 서로를 갉아먹는 폭력과 마약 중독 속에서, 결국 1978년 첼시 호텔 100호실에서 낸시가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다.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시드 역시 얼마 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생을 마감하지만, 영화는 피자 배달부 아이들과 춤을 추며 환상 속으로 사라지는 시드의 모습을 통해 이들의 비극을 초현실적인 펑크 동화로 마무리 짓는다.

[The Persona]
- 시드 비셔스 (게리 올드만): 이 영화가 품고 있는 가장 거대하고도 충격적인 시각 효과는 바로 젊은 시절의 게리 올드만 그 자체다. 앙상하게 마른 몸, 약에 취해 풀린 동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을 찢고 나올 듯한 파괴적인 카리스마는 관객의 시선을 완전히 강탈한다. 그가 연기한 시드는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불꽃 같아서, 한심한 마약 중독자를 시대의 불멸하는 펑크 아이콘으로 격상시키는 기적을 보여준다.

[The Edge] 이 영화가 지닌 가장 치명적인 독은, 철저히 찌질하고 비참했던 두 약물 중독자의 실제 삶을 너무나도 매혹적인 '파멸적 로맨스'로 승화시켰다는 점에 있다. 게리 올드만의 신들린 연기와 알렉스 콕스의 탐미적인 연출은 완벽한 시너지를 내며 관객을 홀린다. 그러나 이 잘 꾸며진 전기 영화가 남긴 짙은 여운에 취해, 호기심에 이들의 '실제 생애'나 다큐멘터리 기록을 찾아보는 순간 낭만은 산산조각 난다. 그곳에는 영화 속의 매력적인 반항아 대신, 그저 불쾌하고 무능력했던 실제 시드 비셔스의 남루한 진실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의 우아한 패키지 속에 이 타이틀을 꽂아두며 이따금 꺼내 보는 감상에 만족할 뿐, 현실의 뒷조사는 이 영화가 정성스럽게 직조해 낸 '기분 나쁘게 아름다운' 펑크의 환상을 깨뜨리는 금기나 다름없다.
[The Verdict]
- 탐미 지수: ★★★★★ (쓰레기통 속에서 피어난 가장 매혹적이고 유독한 독버섯)
- 파괴 지수: ★★★★★ (실제 역사의 남루함을 가려버린 게리 올드만의 압도적인 광기)
- 한 줄 평: 너무나도 매혹적으로 포장된 펑크의 환상, 현실의 찌질함을 찾아보는 순간 마법은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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