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희 감독이 연출하고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승리호》는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오페라 SF 블록버스터 시네마다. 2092년 황폐해진 지구와 위성 궤도에 건설된 인류의 새로운 낙원 UTS를 배경으로, 우주 쓰레기를 주워 연명하는 청소선 선원들의 사투를 그려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며 글로벌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대규모 자본의 화려한 특수효과와 스펙터클을 앞세워 멀티플렉스급 대형 상업 오락 영화의 표준 규격을 과감하게 실연해 낸 기념비적인 타이틀이다.

줄거리: 비루한 청소선 선원들, 우주의 운명이 걸린 '도로시'를 낚다
지구의 환경 오염이 극에 달한 2092년, 인류의 5%만이 UTS가 건설한 위성 궤도의 쾌적한 주거 공간에 머무를 수 있는 계급 사회가 고착된다. UTS 시민권도 없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해 푼돈을 버는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인 조종사 태호(송중기), 장 선장(김태리),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그리고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는 빚만 늘어가는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 우주선을 수거하던 중 이들은 UTS에서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해 쫓고 있는 수소폭탄 탑재 인간형 로봇 '도로시'(박예린)를 발견한다. 거액의 일확천금을 꿈꾸며 도로시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고 몸값을 받기 위한 위험천만한 거래를 계획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도로시의 진짜 정체와 UTS의 수장 설리반이 감추고 있던 우주적 음모를 마주하게 된다.

결말: 우주를 구한 우주 쓰레기들, 진정한 가족의 탄생 (※ 스포일러 주의)
사실 '도로시(꽃님이)'는 대량살상무기가 아니라 나노봇을 조종해 황폐해진 행성을 되살릴 수 있는 인류 유일의 희망이었다. UTS의 설리반은 자신의 새로운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위해 지구와 도로시를 한꺼번에 파괴하려 하고, 승리호 선원들은 자신들의 안위보다 꽃님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마지막 비행을 결심한다. 다른 우주 청소선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전개된 격렬한 우주 전투 끝에, 승리호 선원들은 꽃님이를 살리기 위해 수소폭탄을 싣고 동반 자폭하는 영웅적 결단을 내린다. 다행히 꽃님이의 초자연적인 나노봇 방어 능력 덕분에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선원들. 결국 설리반의 야욕은 처참히 무너지고, 태호와 선원들은 꽃님이를 입양해 한층 더 단단해진 대안 가족을 이루며 우주 평화의 수호자로 살아가는 희망찬 엔딩을 장식한다.

지적받는 수많은 결점들, 그럼에도 한국형 우주 SF의 탄생이 주는 가슴 벅찬 울림
이 타이틀은 공개된 직후부터 수많은 대중과 평단 사이에서 찬사와 비판의 양극단을 오갔던 논쟁적인 작품이다. 실제로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한국 특유의 뻔한 최루성 신파 전개, 오글거림을 유발하여 이제는 하나의 유행어이자 조롱 섞인 밈으로 소비되는 대사 톤, 촘촘하지 못한 개연성의 헐거움, 그리고 입체감 없이 평면적으로 소비되는 캐릭터들의 깊이 부족 등 영화를 감상한 관객들이 지적하는 여러 결점과 한계점들은 이 영화의 꼬리표처럼 선명하게 따라붙는다.
하지만 그러한 장르적, 연출적 결함들은 잠시 둘러보고 넘어가더라도 둘째 치고 싶을 만큼,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규모와 퀄리티의 우주 SF 영화가 당당하게 만들어져 스크린 위에 구현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실로 감개무량하다는 기분 좋은 탄성이 터져 나온다.
할리우드의 수천억 원대 초거대 자본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면을 꽉 채우는 우주선의 정교한 쇠붙이 질감, 박진감 넘치는 하이라이트 추격전의 완성도 높은 CG 퀄리티는 시각적 아우라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스토리의 헐거움을 화려한 테크니컬 스펙으로 당당하게 매만진 연출진의 뚝심은 국경을 넘어 세계 시장에 한국 기술력의 저력을 단단히 증명해 보였다. 한국 상업 영화가 구현할 수 있는 스페이스 오페라의 가능성을 기어코 개척해 낸, 도전적인 야심 자체만으로도 소장 가치를 대변하는 기념비적인 우주 파편이다.

뻔한 최루성 신파와 개연성의 빈틈이라는 장르적 한계를 노출하지만, 할리우드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스페이스 오페라의 영토를 한국의 독보적인 비주얼 테크놀로지로 점령해 낸 기념비적인 야심작. 서사적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는 압도적인 CG 퀄리티와 우주 추격전의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하여, 스크린 위에 우뚝 선 한국형 SF의 든든한 가능성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인 웰메이드 상업 오락 시네마.
● 영화 기록가의 덧붙이는 로그
우주 쓰레기장에서 피어난 가족의 온기와 승리호의 힘찬 엔진 배기음을 끝으로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의 스트리밍 재생을 종료했다. 이번 상영은 스토리의 세밀한 짜임새보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시각 효과와 한국형 우주 SF의 신선한 포문을 감상하기 위해 리모컨을 들어 선택한 대규모 상업 아카이브다. 안방극장에 디지털 소스로 투사되는 승리호의 우주 전투 씬과 나노봇의 웅장한 효과음 텍스처는, 비록 홈시어터 환경의 완전한 물성을 다 채우진 못하더라도 거실을 한순간에 광활한 우주 상공으로 확장하며 가벼운 스크린 러닝의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확실하게 보장해 준다.
각본의 헐거움과 연출의 아쉬운 결점들이 공존할지라도,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일구어낸 스페이스 오페라의 시각적 경이로움과 도전 정신이 전해주는 감개무량함은 시네필의 가슴을 든든하게 채우기에 충분하다. 한국 영화 역사에 굵직한 도전장을 던진 이 야심 찬 우주 파편은 예정대로 [멀티플렉스의 유령들] 카테고리 랙에 당당하게 수감한다. 라이브러리 안에서 서사적 아쉬움을 딛고 일어선 국내 시각 특수효과의 찬란한 성취가 보고 싶을 때, 혹은 가볍고 유쾌한 한국형 우주 활극을 고화질 스트리밍으로 만끽하며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언제든 기분 좋게 꺼내어 감상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오락 기록물로 아카이빙해 둘 것이다. 우주 쓰레기선이 남긴 가슴 벅찬 잔상과 한국 SF 영화의 든든한 첫걸음이 안겨준 뭉클한 포만감을 음미하며, 깊은 밤의 영사를 웅장하게 매듭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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