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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킹 원작에 프랭크 다라본트의 디스토피아 해석
· 괴물이 아닌 인간의 광기와 신념이 낳은 참극
· 종교 광신과 군부 실험, 안개의 이중적 공포
· 충격의 엔딩… 극단적 선택이 불러온 허무함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영화는 많지 않지만 이 영화 포함하면 볼만한 작품은 다 본 듯하다. 스티븐 킹 성애자임을 자처하는 그의 영화는 대체로 감옥물 혹은 희망의 서사로 기억되지만, 『미스트』는 전혀 다른 괘도를 따른다.

 

넷플릭스에서 접하게 된 이 영화는 내가 예상했던 ‘괴수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 군상의 병리와 광기, 그리고 시스템의 붕괴 이후 등장하는 종교 광신도의 서늘한 리얼리즘이 핵심이다. 괴물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너무나 절절하게 와닿는 작품.

 

줄거리는 간단하다. 군사 실험 이후 발생한 정체불명의 안개가 마을을 덮치고, 슈퍼마켓에 갇힌 사람들 사이에서 공포, 분열, 광신이 발생한다. 괴물은 안개 속에 있지만, 진짜 공포는 내부에서 싹트는 믿음과 패닉이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심지어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무기력하다. 빌런 역할을 하는 마샤 게이 하든(카모디)는 종교적 광기로 무리를 이끄는 인물인데, 오히려 겁에 질려있는 사람들에게 유일하게 설득력 있는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결말은... 주인공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선택한 최악의 선택으로 귀결된다. 차라리 조금만 더 기다렸더라면, 혹은 차를 갈아탔더라면... 관객의 입장에서는 아쉬움과 허무함이 동시에 몰려온다. 바로 그 허무함이 이 영화의 본질인 셈.

 

‘미스트 괴물 정체’도 관심거리다. 영화에서는 군부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화살촉 작전"의 잘못된 결과라고 언급된다. 과학자들은 차원의 문(창)을 잘 못 열게 되고 그곳에서 넘어오는 생명체라고 하는데, 이는 인간 내부의 괴물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종교와 과학, 인간성과 생존본능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파국. 그것이 바로 『미스트』가 전하는 진짜 공포다.

 

종교 광신과 군부의 과학 실험이 맞물린 이 영화의 세계관은 단순한 괴수영화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후반부 “카모디는 괴물보다 더 괴물 같았다”는 깨달음은 오래도록 남는다.

 


“괴물이 무서운 게 아니다. 인간이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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