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컬트영화 박스셋을 구입하고 나서야 보게 된 일본 실험영화.
· 줄거리 없는 현실과 환상의 반복, 그 안에서 길을 잃는다.
· 요시다 기주라는 이름이 이제는 낯설지 않게 느껴질 정도.
· 지금도 머릿속 어딘가에서 꿈처럼 계속 재생되고 있다.
간단하게 이 박스셋의 구성을 언급하자면 이번에 알게 되었지만 일본 영화감독 중에 거장이라고 불리는 요시다 기주 감독의 대표작 3편, 즉 『에로스 + 학살』, 『계엄령』, 그리고 이 『연옥 에로이카』가 수록된 컬렉션이다. 사실 구입할 당시엔 이 작품에 대해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았다.
영화의 첫인상은 혼란스러움이었다. 이야기의 흐름이 명확하지 않고, 현실과 환상이 반복되며 어느 순간부터는 장면들이 선형적으로 흘러가지 않기 시작한다. 이야기보다는 분위기, 구조보다는 감정이 우선하는 영화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마치 최인훈의 『구운몽』처럼 어느 지점이 현실이고 어느 지점이 허상인지 모호한 채, 전체적인 감각만으로 몰입하게 되는 작품이다.



가장 강하게 남은 인상은, 이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끝내 잡을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이기도 하다. 불쾌하거나 불친절한 인상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모호함 자체가 주는 긴 여운과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제목처럼 ‘영웅의 연옥’에 갇힌 인물들이 허상과 신념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은, 어쩌면 70년대 일본 사회의 그림자일지도 모르겠다.
내게 이 작품은 낯선 체험이었다. 요시다 기주의 작품을 처음 접한 이번이 그 시작이고, 그의 스타일에 익숙하다고 말하기엔 너무도 방대한 세계를 품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연옥 에로이카』를 본 후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감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어떤 ‘체험’에 가까웠다. 다음에 볼 『에로스 + 학살』과 『계엄령』은 또 어떤 충격일까.
이전 감상기 보기 [심리 스릴러 회고] 한니발 추천 – 괴물이 된 천재, 아름다움에 집착한 공포
다음 감상기 보기 https://4klog.tistory.com/45
[괴수물의 코미디 재해석] 영 프랑켄슈타인 추천 – B급 감성으로 빚은 흑백 유머의 고전
· 고전 괴수물을 코미디로 패러디한 명작.· 70년대 개그 코드가 지금도 통할 줄이야.· 새턴 어워즈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작품.· B급 감성 속에도 정통과 위트를 갖춘 명작. 아마존에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감상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본 심리 스릴러 추천] 큐어 – 불안을 감염시키는 최면, 그러나 설득력은 아쉬웠다 (2) | 2025.05.29 |
|---|---|
| [괴수물의 코미디 재해석] 영 프랑켄슈타인 추천 – B급 감성으로 빚은 흑백 유머의 고전 (1) | 2025.05.29 |
| [심리 스릴러 회고] 한니발 추천 – 괴물이 된 천재, 아름다움에 집착한 공포 (0) | 2025.05.28 |
| [액션 클래식의 원점] 다이 하드 추천 – 유쾌하고 젊은, 브루스 윌리스의 영원한 전성기 (0) | 2025.05.27 |
| [거칠고 더 쎈 귀환] 고스트 라이더: 복수의 화신 추천 – 이 맛에 보는 마초 히어로 (0) | 2025.05.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