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틴 스콜세지의 마피아 회고록, 진짜 배우들이 전하는 무게감.
·로버트 드 니로·알 파치노·조 페시의 완전체, 아마도 마지막 조우.
·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품격을 끌어올린 실화 기반 3시간 대서사.
· 총알보다 오래 남는 건, 아무도 곁에 남지 않은 노인의 기억.
<아이리시맨>은 히트맨 프랭크 시런의 시선을 따라가는 회고록 같은 영화다. 제목은 찰스 브랜트의 논픽션 《I Heard You Paint Houses》에서 따온 것으로, ‘집에 페인트칠을 한다’는 말은 청부살인 세계의 은어로 피를 튀긴다는 뜻이다. 영화는 이 암시적인 대사를 시작으로, 프랭크의 인생과 선택을 하나하나 되짚는다. 폭력은 최소한의 형태로 존재할 뿐이며, 진짜 무게는 아무도 곁에 남지 않은 노인의 침묵 속에 담긴다.
봉준호 감독이 존경한다고 밝힌 마틴 스콜세지. 그가 2016년 사일런스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이 영화는 무려 3시간 29분에 달하는 장편이다. 부담스러운 러닝타임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지만, 로버트 드 니로·알 파치노·조 페시라는 이름만으로도 감상 이유는 충분했다. 배우가 스타가 아니라 캐릭터 그 자체였던 시절의 마지막 불꽃처럼 느껴지는 작품.


특히 이 세 배우가 한 영화에서 동시에 출연한 건 이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 과거 좋은 친구들, 히트 등에서 각각 조합을 이뤘지만, 셋이 모인 무대는 처음이었다. 무게감, 깊이, 밀도 모두 흠잡을 데 없이 빼곡하다. 다만 로버트 드 니로가 청년기 프랭크를 연기할 때는 움직임에서 노쇠함이 드러나기도 했다. 반면 조 페시의 절제된 연기는 압도적이었다.
영화는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실화의 재현보다는 ‘살아남은 자의 고백’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프랭크 시런의 입을 빌려, 감독은 마피아 영화의 세계를 정리하고 자신의 영화 인생을 갈무리한다.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기억과 침묵, 회한의 영화다.
화려함이나 스펙터클은 없지만, 아이리시맨이 남긴 감정의 잔향은 깊고 길다. 조용히 끝나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영화. 시간을 들여 천천히 곱씹고 싶은 이야기였다.


“총보다 무서운 건 기억이다. 아이리시맨은 그걸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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