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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영화 <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산업의 비하인드 이야기이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분노의 주먹>을 보고 나서 "주인공이 너무 쓰레기라 보기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관객들이 있다. 근데 그거 아나? 실제 모델인 제이크 라모타(Jake LaMotta) 본인도 시사회에서 충격을 받았다. 단지 그 이유는 당신들과 좀 달랐지만. 영화보다 더 지독했던 현실, 그리고 헐리우드 거장들이 이 영화에 숨겨놓은 '변태 같은' 디테일들을 털어본다.

노년의 제이크 라모타

전 부인의 팩트 폭격: "당신은 더 심했어"

제이크 라모타는 시사회에서 자기 영화를 보고 우울해졌다. 화면 속 자기가 너무 나쁜 놈 같았거든. 옆에 앉은 전 부인 비키(영화 속 그 비키 맞다)에게 물었다. "내가 진짜 저렇게 나빴어?" 비키의 대답이 걸작이다. "아니, 당신은 저것보다 더 심했어 (You were worse)." 영화는 심의 때문에 그나마 순화된 거였다. 실제 제이크는 영화보다 더한 막장이었다는 소리다. 본인도 인정한 '매운맛' 인생이라니, 할 말이 없다.

 

'13초의 기적'

로랑 도투유(Laurent Dauthuille)와의 경기에서 제이크는 15라운드 내내 샌드백처럼 처맞았다. 점수 차로 보면 무조건 패배였다. 하지만 그건 제이크의 연기(Playing possum)였다. 밧줄에 기대 힘을 비축하다가, 경기 종료 13초를 남기고 폭발해서 역전 KO승을 거뒀다. 이게 복싱 역사의 명장면이지.

제이크 라모타의 실제 경기 장면

드 니로의 광기: 시가 브랜드와 소파 사건

드 니로의 메소드 연기는 거의 스토킹 수준이었다. 은퇴한 라모타가 시가를 피우니까, 드 니로는 "무슨 브랜드예요?"라고 캐물었다. 라모타가 "아무거나 피워"라고 해도, 기어이 똑같은 브랜드를 찾아내서 입에 물었다. 화면에 로고도 안 나오는데 말이다.

 

심지어 그는 라모타의 캐릭터를 연구하겠답시고 전 부인 비키를 찾아갔다가, 밤이 늦어 그녀의 집 소파에서 자고 왔다. 질투의 화신 라모타가 드 니로에게 따졌다. "무슨 일 있었어?" 드 니로가 "아무 일 없었어요"라고 하자 라모타가 비웃었다. "너 쫄았구나?" 세계적인 대배우한테 "쫄았냐"고 묻는 실제 주먹의 위엄. 이게 진짜 느와르다.

시가를 물고 있는 로버트 드 니로의 영화 속 장면


한 줄 요약: <분노의 주먹>은 13초의 기적을 재현하기 위해 배우가 1,000라운드를 뛰고, 감독은 글러브 색 때문에 필름 색을 뺀 광기의 집합체다. 이런 영화를 보고도 감동을 못 느낀다면, 당신은 제이크 라모타보다 더 심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해당 내용은 아래의 블루레이 부가영상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국내 정발 블루레이]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 – 마틴 스콜세지 × 로버트 드 니로의 전설적인 복싱 드라마 :: 4K 개봉기 아카이브

 

[국내 정발 블루레이]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 – 마틴 스콜세지 × 로버트 드 니로의 전설적

·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드 니로의 명작 복싱 영화· DTS-HD MA 5.1 사운드와 다양한 부가영상 수록· 본편만 한국어 자막 포함, 다양한 부가영상은 한글 자막 미지원. 굳이 사야했나 싶다·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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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영화 <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산업의 비하인드 이야기이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분노의 주먹> 촬영장은 우아한 예술의 현장이 아니었다. 이곳은 거짓말, 폭식, 무면허 촬영, 그리고 패드립이 난무하는 난장판이었다.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싱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제작진이 벌인 기상천외한 짓거리들을 공개한다.

로버트 드 니로와 마틴 스코세이지, 촬영 감독 마이클 채프먼

망한 영화가 살려준 스케줄 & 트럭 기사의 데뷔

이 영화, 원래 5주 만에 복싱 씬을 다 찍어야 했다. 근데 감독이 디테일 변태 스코세이지다. "예술로 찍을 거야!"라며 버티다 촬영이 10주로 늘어났고 예산은 터져나갔다. 보통 같으면 제작사(UA)에서 쫓아와 멱살을 잡았을 텐데, 촬영장은 절간처럼 조용했다. 왜냐고? 그들은 당시 <천국의 문>이라는 영화 역사상 최악의 재앙을 수습하느라 파산 직전이었거든. 저쪽 집이 홀라당 타고 있어서 이쪽 집 수도꼭지 터진 건 신경도 못 쓴 거다.

 

이 틈을 타 스코세이지는 미친 짓을 하나 더 감행한다. 영화 속 컬러 홈비디오 씬을 '아마추어처럼' 찍기 위해, 헐리우드 촬영 감독을 밀어내고 트럭 운전수(Teamsters) 아저씨들에게 카메라를 쥐여줬다. "김 기사, 와서 이것 좀 찍어봐." 그제야 초점 나가고 구도 엉망인, 감독이 원하던 완벽한 '망가진 리얼리티'가 탄생했다.

 

드 니로의 패드립: "너 네 엄마랑..."

조 페시(동생 조이)가 형에게 "너 내 아내랑 잤냐?"라는 질문을 받고 짓는 그 리얼한 '동공 지진' 표정. 연기 아니다. '찐 당황'이다. 드 니로가 슛 직전에 카메라 뒤에서 조 페시에게 아주 조용히 속삭였거든.

 

"너 네 엄마랑 잤냐? (Did you f* your mother?)"**

 

상상도 못한 패드립에 뇌정지 온 순간, 슛 들어가면서 대사를 바꿔친 거다. 이건 메소드 연기가 아니라 그냥 사기다. 하지만 덕분에 조 페시의 가장 인간적인 표정을 건졌다.

전혀 상상도 촬영장 옆에서 전혀 상상도 못한 대사를 듣고 당황한 모습의 조 페시. 스코세이지 감독은 그 장면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27kg의 파스타와 고무 벽

드 니로가 27kg 찌운 거, 특수분장 아니다. 그는 촬영을 4개월 멈추고 이탈리아로 가서 파스타와 아이스크림을 기계처럼 위장에 쑤셔 넣었다. 돌아왔을 땐 숨쉬기조차 힘들어 헐떡거렸는데, 영화 속 뚱보 제이크의 거친 호흡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 고지혈증과 호흡곤란의 사운드다.

27kg를 급 찌운 로버트 드 니로. 그가 캐릭터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정말 인정해 줘야 한다.

그리고 감방에서 벽에 머리를 찧으며 "난 짐승이 아니야!"라고 절규하는 장면. 진짜 콘크리트였으면 드 니로 머리는 박살 났다. 미술팀이 '딱딱한 고무(Rubber)'로 벽을 만들고 시멘트칠을 해준 덕분에, 그는 맘 놓고(?) 자해 공갈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스코세이지는 이 장면을 '영혼의 어둠'이라 불렀다.

 

셰익스피어는 가라, 우린 '국수'를 먹는다

원래 엔딩은 제이크가 거울을 보며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를 읊는 거였다. "내 왕국을 줄 테니 말을 다오!" 뭔가 있어 보이지만, 스코세이지는 찝찝했다. 결국 차이나타운의 '홍 팻(Hong Fat)'이라는 국수집에서 밥을 먹다가 깨달았다.

 

"우린 셰익스피어과가 아냐. 우린 말론 브란도과지."

 

그래서 그 자리에서 셰익스피어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엘리아 카잔의 <워터프론트> 대사("난 챔피언이 될 수도 있었어")로 바꿨다. 뉴욕 차이나타운의 국수 한 그릇이 영화의 엔딩을 문학적 허세에서 리얼한 명작으로 바꾼 순간이다.


결론: <분노의 주먹>은 파스타로 찌운 살, 트럭 기사가 찍은 필름, 국수집에서 바뀐 대본으로 만들어진 기적의 명작이다. 우아한 계획보다 엉망진창인 현장이 때로는 위대한 예술을 만든다.

 

해당 내용은 아래의 블루레이 부가영상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국내 정발 블루레이]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 – 마틴 스콜세지 × 로버트 드 니로의 전설적인 복싱 드라마 :: 4K 개봉기 아카이브

 

[국내 정발 블루레이]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 – 마틴 스콜세지 × 로버트 드 니로의 전설적

·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드 니로의 명작 복싱 영화· DTS-HD MA 5.1 사운드와 다양한 부가영상 수록· 본편만 한국어 자막 포함, 다양한 부가영상은 한글 자막 미지원. 굳이 사야했나 싶다·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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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영화 <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산업의 비하인드 이야기이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원래 복싱 무식자였다. 링 위에서 남자 둘이 뭘 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 했다. 친구인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그 꼴을 보고 비웃으며 한마디 했다. "Good luck (뺑이 쳐라)."

 

하지만 그 '무식함'이 기존의 모든 복싱 영화 법칙을 깨부셨다. 피 튀기는 링 위를 '뮤지컬 무대'로, 복싱 글러브를 '고증 오류 덩어리'로, 촬영 감독을 '배경 소품'으로 만들어버린 그 미친 디테일을 공개한다.

피투성이가 된 제이크 라모타의 얼굴

빨간색이 싫어서 색을 지워버리다 (Feat. 마이클 파월)

<분노의 주먹>이 흑백 영화가 된 이유는 '예술적인 척'하려고 그런 게 아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글러브 색깔' 때문이었다.

 

스코세이지가 드 니로의 스파링 테스트 영상을 보여줬을 때, 거장 마이클 파월이 지적했다. "글러브 색이 틀렸어. 저건 너무 빨개(Bright red)." 1940년대 글러브는 칙칙한 자주색(Ox blood)이어야 하는데, 현대식 글러브는 너무 쨍했던 거다. 이 고증 오류를 참을 수 없었던 스코세이지는 결단했다. "글러브 색을 못 바꾸면, 영화의 색을 빼버려." 그래서 흑백이 됐다. (물론 필름 변색 문제도 있었지만, 이 변태 같은 고증 집착이 핵심이다.)

 

링은 '고무줄'이고, 렌즈 밑엔 '지옥불'이 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숨이 막히는 이유? 스코세이지가 공간을 조작했기 때문이다.

  • 제이크가 이길 때: 링을 확장시켜서 자유로움을 줬다.
  • 제이크가 질 때: 링을 축소시켜서 도망칠 곳 없는 감옥처럼 만들었다.

특히 슈거 레이에게 처참하게 발리는 장면에서 화면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는 건 CG가 아니다. 카메라 렌즈 바로 밑에 진짜 불을 피웠다. 열기 때문에 공기가 왜곡되는 현상을 이용해 링 위를 '지옥'으로 만든 거다. 배우들은 맞아 죽겠는데 감독은 렌즈 밑에 불을 지르고 있었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닌자'가 된 촬영 감독과 2천 명의 엑스트라

영화 오픈닝 속에서 팡팡 터지는 플래시 불빛. 그 뒤에 누가 있었게? 촬영 감독 마이클 채프먼이 있었다. 그는 화면에 안 찍히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벨루어 천을 뒤집어쓰고 닌자처럼 숨어서 직접 플래시를 터뜨렸다.

 

그리고 전설의 '입장 씬(Entrance shot)'. 체리 피커 크레인까지 동원하고 엑스트라 2,000명을 깔아놓고 원테이크로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카메라의 '필름 고정 핀'이 빠져 있었다. 수천만 원짜리 샷이 기계 결함으로 공중분해 된 순간. 다행히 B컷이 있어서 살았지, 아니었으면 편집실에서 살인 났을 거다.

 

링 위의 뮤지컬: "너 지루하냐?"

드 니로가 링 위에서 죽어라 뛰다가 스코세이지에게 와서 물었다. "너 지루하냐?" 감독이 멍하니 보고 있으니까 딴생각하는 줄 안 거다. 하지만 스코세이지는 머릿속으로 '악보'를 그리고 있었다. 그는 모든 펀치와 움직임을 "4마디에 컷 하나, 12마디에 줌인 하나" 식으로 뮤지컬처럼 짰다. 그래서 이 영화의 폭력은 잔혹한데 우아하다. 그건 싸움이 아니라 '안무'였으니까.


결론: <분노의 주먹>은 복싱 영화가 아니다. 한 남자가 자기 자신과 싸우는 심리 스릴러이자, 피와 땀으로 그려낸 오페라다. 이 영화를 보고도 "옛날 영화라 지루하네"라고 한다면, 당신의 감수성은 펀치 드렁크 상태임이 틀림없다.

 

해당 내용은 아래의 블루레이 부가영상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국내 정발 블루레이]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 – 마틴 스콜세지 × 로버트 드 니로의 전설적인 복싱 드라마

 

[국내 정발 블루레이]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 – 마틴 스콜세지 × 로버트 드 니로의 전설적

·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드 니로의 명작 복싱 영화· DTS-HD MA 5.1 사운드와 다양한 부가영상 수록· 본편만 한국어 자막 포함, 다양한 부가영상은 한글 자막 미지원. 굳이 사야했나 싶다· 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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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분노의 주먹(Raging Bull)>을 보면서 "와, 복싱 멋있다"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영화를 발로 본 거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복싱을 싫어했다. 아니, 혐오했다. 그는 링 위를 스포츠 경기장이 아니라 '도살장'으로 봤다. 그래서 이 영화의 사운드는 관객의 고막을 후려치고, 뼈를 으스러뜨리는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이 미친 사운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이 걸작이 싸구려 스피커 때문에 어떻게 망신을 당했는지. 그 골 때리는 비하인드를 깐다.

제이크 라모타가 링 위에서 상대방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장면
프랭크 워너의 이름이 들어간 크레딧

펀치 소리의 비밀? "코끼리 뇌가 아니라 울음소리다"

이 영화의 타격감은 비현실적이다. 펀치가 터질 때마다 마치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가 난다. 비유가 아니다. 진짜 짐승 소리를 넣었으니까.

사운드 디자이너 프랭크 워너(Frank Warner)는 제이크 라모타를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표현하기 위해 미친 짓을 감행했다.

  • 펀치 소리: 코끼리 울음소리(Elephant braying), 말의 신음소리, 사자 울음소리를 왜곡해서 섞었다.
  • 살 터지는 소리: 실제 소고기 스테이크와 멜론을 박살 냈다.
  • 카메라 플래시 소리: 기관총 소리와 유리에 드라이아이스를 문지르는 소름 끼치는 비명을 섞었다.

더 미친 건 뭔지 아나? 워너는 영화 작업이 끝나자마자 이 모든 사운드 테이프를 소각해 버렸다. 이유? "다른 영화에서 내 소리를 재탕하는 꼴 못 보니까." 그리고 "다음 영화에선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이 정도 광기는 있어야 명작이 나온다.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엔 상상도 못 할 낭만이자 객기다.

 

피 튀기는 링 위에서 흐르는 '오페라'

영화의 오프닝. 링 위에서 섀도 복싱을 하는 제이크 라모타. 근데 배경음악은 우아하기 짝이 없는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다. 이 부조화(Mismatch)가 만들어내는 비장미는 영화 역사상 최고로 꼽힌다.

 

근데 이거, 우연(Accident)이었다. 스코세이지가 어릴 때 듣던 LP판 중 하나를 편집실에서 그냥 얹어봤는데, 스태프 전원이 얼어붙었다. "야, 이거다." 계산된 천재성이 아니라, 얻어걸린 천재성. 때로는 우연이 감독보다 똑똑하다.

 

스코세이지의 절규와 '라디오섁' 스피커

스코세이지는 믹싱 작업을 위해 몇 달 동안 사운드 스테이지 뒷문에 트레일러를 갖다 놓고 숙식을 해결했다. 마지막 날엔 "눈알 파버려(Cut his eyes out)"라는 대사가 잘 안 들린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제작자가 강제 종료시키자 "크레딧에서 내 이름 빼!"라고 난동까지 피웠다.

 

그렇게 영혼을 갈아 만든 사운드를 들고 뉴욕 첫 시사회를 갔는데... 소리가 개판이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극장 매니저 왈: "아, 이번에 라디오섁(전파상) 가서 59달러 95센트짜리 스피커 새로 달았거든요. 좋죠?"

 

수백만 달러짜리 믹싱이 6만 원짜리 스피커 앞에서 무너지는 순간. 이게 헐리우드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결론: 이 영화는 개봉 당시 "배급하지 마라"는 악평을 들었고, 오스카 작품상도 놓쳤다. 하지만 10년 뒤 "80년대 최고의 영화"로 등극했다. 지금 당신이 넷플릭스 끄고 이 블루레이를 봐야 하는 이유다. 진짜는 썩지 않으니까.

"위 언급된 모든 내용들은 <분노의 주먹>에 수록된 부가영상의 내용입니다. <분노의 주먹>에 대한 글은 물리매체의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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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주먹>의 캐스팅과 제작 비화는 마치 코미디 영화 같다. 주연 배우들을 제외하면, 이 영화의 핵심 조연들은 '일반인'이거나 '은퇴한 배우'였으며, 영화의 톤을 결정한 건 뜬금없게도 '캥거루'였기 때문이다.

조 페시와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있는 영화 스틸컷
영화 <마틸다(1978)> 포스터)

식당 매니저와 개그맨을 링 위로

  • 조 페시 (조이 라모타 역): 그는 당시 연기를 포기하고 브롱크스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 드 니로가 우연히 TV에서 그가 나온 B급 영화 <데스 컬렉터>를 보고 "저 친구 물건이다"라며 식당까지 찾아가 모셔왔다.
  • 프랭크 빈센트 (살비 역): 영화에서 조 페시에게 맨날 맞는 역할. 사실 두 사람은 1969년부터 '빈센트 앤 페시'라는 코미디 듀오로 활동한 절친이었다. 조 페시가 "살비 역을 못 구해서 난리래"라며 꽂아줬다. 이 둘의 '때리고 맞는' 케미는 훗날 <좋은 친구들>, <카지노>까지 이어진다.
  • 캐시 모리아티 (비키 역): 촬영장이 뭔지도 모르는 10대 소녀였다. 스크린 테스트 도중 스태프들이 안 나가자 "사람들 언제 나가요?"라고 물어 스코세이지를 당황하게 만든 주인공. 그 깡다구 하나로 캐스팅됐다.

프로 배우들은 "왜 일반인을 써서 우리 밥그릇 뺏냐"고 항의했지만, 스코세이지는 연기 기술이 아닌 '진짜(Authenticity)'를 원했다.

 

캥거루 때문에 흑백이 되다?

이 영화가 흑백으로 촬영된 이유는 '피의 붉은색을 감추기 위해', '시대적 느낌을 주기 위해' 등 다양하다. 하지만 제작자 어윈 윙클러가 밝힌 또 하나의 황당하고도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당시(1979~1980년) 극장가는 <록키 2>, <메인 이벤트> 등 컬러 복싱 영화로 넘쳐났다. 그중에는 심지어 <마틸다(Matilda)>라는 '복싱하는 캥거루' 영화도 있었다. 스코세이지와 제작진은 생각했다. "컬러로 찍으면 저 캥거루 영화랑 도매금으로 취급받겠는데?" 차별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은 과감하게 흑백을 선택했다. 캥거루와 엮이기 싫었던 거장의 고집이, 결과적으로 영화 역사에 남을 느와르적 미장센을 탄생시킨 것이다.

 

"조 페시, 프랭크 빈센트, 캐시 모리아티 처럼 일반인 혹은 은퇴한 배우들이 출연한  <분노의 주먹>에 대한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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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원래 스포츠 혐오자였다. "야구, 축구보다 음악이 좋다"며 운동장 근처도 안 가던 그가, 어떻게 복싱 영화의 최고봉인 <분노의 주먹>을 만들게 되었을까?

 

그 배경엔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한 남자의 처절한 생존기가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있는 사진

1978년 9월, 죽음의 병동

당시 스코세이지는 인생 최악의 시기였다. 야심 차게 만든 뮤지컬 영화 <뉴욕, 뉴욕>은 흥행 참패를 기록했고, 두 번째 이혼을 겪었으며, 무엇보다 심각한 코카인 중독에 시달리고 있었다. 천식 발작과 내부 출혈로 병원에 실려 갔을 때 그의 몸무게는 고작 49kg. 의사들은 그가 뇌출혈로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말 그대로 '끝장난' 상태였다.

 

"살고 싶으면 이 영화를 찍어"

그때 병실로 찾아온 사람이 바로 로버트 드 니로였다. 그는 동정 따위는 하지 않았다. 대신 침대 맡에 앉아 다 죽어가는 친구의 멱살을 잡았다(비유적으로). "마티, 당신은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해. 당신이 이걸 만들 수 있다는 걸,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줘야 해."

 

그것은 단순한 권유가 아니라, "이거 안 하면 당신은 죽는다"는 협박이자 호소였다. 드 니로는 지난 6년 동안 스코세이지를 쫓아다니며 이 영화를 하자고 졸랐고,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그 카드를 꺼낸 것이다.

 

"링은 어디에나 있다"

그 순간 스코세이지는 깨달았다. 링 위에서 얻어터지면서도 쓰러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제이크 라모타. 그 자기 파괴적인 복서가 바로 '지금의 나'라는 사실을. 그는 스포츠로서의 복싱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고통''투쟁'은 이해할 수 있었다. "링은 어디에나 있다(The ring is everywhere)." 병원 침대에서 일어난 그는 이 깨달음을 가지고 현장으로 돌아갔다. <분노의 주먹>은 스코세이지의 유작이 될 뻔했으나, 결과적으로 그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로버트 드 니로의  <분노의 주먹>에 대한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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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영화 <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산업의 비하인드 이야기이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분노의 주먹>(1980)의 클라이맥스. 모든 것을 잃고 감옥 독방에 갇힌 제이크 라모타(로버트 드 니로)가 벽에 머리를 들이받으며 울부짖는 장면. "난 짐승이 아니야! (I am not an animal!)" 영화 역사상 가장 처절한 독백으로 꼽히는 이 명장면은, 사실 시나리오 초고에선 완전히 달랐다. 만약 그대로 찍혔다면 우린 극장에서 매우 민망하고 불편한 장면을 목격했을 것이다.

< 분노의 주먹 ( Raging Bull , 1980)> 독방에 갇힌 제이크 라모타(로버트 드 니로)

 

폴 슈레이더의 '19금' 선물

각본가 폴 슈레이더(<택시 드라이버> 작가)가 쓴 원래 장면은 이랬다. 독방에 갇힌 제이크가 바닥까지 추락한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위로를 시도한다. 아내 비키와 옛 애인들을 떠올리며 흥분하려 애쓰지만, 결정적인 순간 죄책감과 자기혐오가 밀려와 실패한다. 결국 그는 좌절감에 벽을 쳐서 주먹을 부러뜨린다.

 

슈레이더는 이것을 "배우에게 주는 선물(Actor's treat)"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밑바닥, 그 가장 비참한 순간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 것이다.

 

드 니로의 거부: "제이크는 그런 짓 안 해"

하지만 로버트 드 니로는 단호했다. 그는 제이크 라모타라는 인물을 누구보다 깊이 연구했고, 그가 가진 마초적인 자존심을 이해하고 있었다. "제이크는 감옥에서 그런 짓 안 합니다. 그건 리얼하지 않아요."

 

이 의견 차이는 결국 '쉐리 네덜란드 호텔의 난동'으로 이어졌다. 슈레이더는 자신의 완벽한(이라고 생각했던) 각본을 수정하려는 드 니로와 스코세이지에게 화가 나서 대본을 집어 던졌다.

 

성적 좌절에서 실존적 절망으로

결국 승리한 건 드 니로의 직관이었다. 자기위로 씬은 폐기되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난 짐승이 아니야"라는 절규였다. 성적인 좌절감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은 자의 실존적 절망. 이 수정 덕분에 <분노의 주먹>은 단순한 '실패한 복서의 이야기'를 넘어 구원을 갈구하는 인간의 드라마로 승격될 수 있었다.

 

때로는 작가의 상상력보다, 캐릭터에 빙의한 배우의 본능이 정답일 때가 있다.

 

" 각본 수정 없이 그대로 찍혔다면 우린 극장에서 매우 민망하고 불편한 장면을 목격했을 뻔한  <분노의 주먹>에 대한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내 정발 블루레이]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 – 마틴 스콜세지 × 로버트 드 니로의 전설적인 복싱 드라마 :: 4K 개봉기 아카이브

 

[국내 정발 블루레이]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 – 마틴 스콜세지 × 로버트 드 니로의 전설적

·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드 니로의 명작 복싱 영화· DTS-HD MA 5.1 사운드와 다양한 부가영상 수록· 본편만 한국어 자막 포함, 다양한 부가영상은 한글 자막 미지원. 굳이 사야했나 싶다· 한정판

4klo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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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드 니로의 명작 복싱 영화
· DTS-HD MA 5.1 사운드와 다양한 부가영상 수록
· 본편만 한국어 자막 포함, 다양한 부가영상은 한글 자막 미지원. 굳이 사야했나 싶다
· 한정판 아닌 일반판으로 깔끔한 블루케이스 제공


타이틀 기본정보

  • 타이틀명: Raging Bull (1980)
  • 감독: 마틴 스콜세지
  •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조 페시, 캐시 모리아티 외
  • 디스크 스펙: 1080p / 1.85:1 / MPEG-4 AVC
  • 오디오: DTS-HD Master Audio 5.1 (영어), Dolby Digital 2.0 (영어), DTS 5.1 (프랑스어), Dolby Digital 5.1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터키어)
  • 자막: 한국어, 영어 SDH,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광동어, 북경어(번체), 태국어
  • 발매사: 파라마운트 / 국내 정발
  • 디스크 수록 방식: 일반 블루케이스 + 디스크 1장

스페셜 피처

  • 감독 및 편집자 음성해설 (마틴 스콜세지 & 텔마 슈메이커)
  • 배우 및 스탭 음성해설
  • 작가 음성해설
  • Before / Inside / Outside / After the Fight (제작 다큐 시리즈)
  • The Bronx Bull: 제작과정 다큐
  • De Niro vs. LaMotta 비교 영상
  • LaMotta 뉴스릴
  • 극장용 예고편
  • ※ 부가영상 오디오: 영어 / 한글자막 미지원

패키지 구성 및 디자인

해당 블루레이는 기본 블루케이스에 디스크 1장이 수록되어 있다. 케이스 전면과 디스크 프린팅은 흑백 톤으로 절제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으며, ‘분노의 주먹’이라는 강렬한 타이틀에 걸맞은 클래식한 분위기를 준다. 디스크 및 북클릿의 인쇄 퀄리티는 무난한 수준으로, 소장용으로는 만족스러운 구성이다.

소장후기

스콜세지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분노의 주먹’을 정식 발매 블루레이로 소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크다. 영상과 음향은 HD 리마스터를 통해 복원되었으며, 특히 드 니로의 열연이 살아 있는 흑백 화면과 격렬한 사운드가 인상 깊다. 부가영상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래도 작품성과 희소성을 고려할 때 추천할 만한 타이틀이다.


“이 영화를 블루레이로 감상하는 것은, 진정한 인간의 내면을 마주하는 경험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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