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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영화 <어글리 시스터(The Ugly Stepsister, 2025)>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제작과 관련된 비하인드 이야기입니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북미 선댄스 영화제 상영 당시 관객들의 비명과 환호, 박수갈채를 동시에 이끌어내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코스믹 바디 호러 잔혹사, <더 어글리 스텝시스터(The Ugly Step-Sister)>.

 

고전 동화 신데렐라를 가장 기괴하고 날것 그대로의 방식으로 비틀어낸 이 작품의 중심에는, 타이틀롤 '엘비라' 역을 맡아 온몸이 부서지는 열연을 펼친 여배우 레아 뮈렌(Lea Myren)이 있습니다.

 

종이 위에 박제되어 있던 잔혹한 각본을 스크린 위로 생생하게 끄집어낸 그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 속 숨겨진 흥미로운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봅니다.


남성의 시선(Male Gaze)을 부수다: "평생 이런 각본은 처음이었다"

처음 캐스팅 디렉터에게 대본을 건네받았을 때, 레아 뮈렌은 큰 충격에 빠졌다고 고백합니다. 그녀가 처음 리딩해야 했던 장면은 다름 아닌 깊은 숲속에서 '알마'와 함께 "왕자에게 간택 받기 위해 촌충을 삼켜서라도 살을 빼야 한다"고 속삭이는 기괴한 신이었습니다.

"맥락을 모른 채 처음 읽었을 땐 '이게 대체 무슨 영화지?' 싶었어요. 솔직히 거부감도 들었죠. 하지만 감독 에밀리아(Emilia)와 대화를 나누는 순간 단번에 깨달았습니다. 이 작품이 제가 오해했던 것과 완전히 정반대의 대단한 무언가라는 걸요."

 

그녀를 가장 흥분시켰던 점은 잔혹함 그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잔혹 동화의 대명사였던 신데렐라의 서사가 마침내 '남성의 시선이 아닌 여성의 시선'으로 온전히 전개된다는 점이었죠. 오랜 세월 그저 평면적인 악역으로만 소비되었던 신데렐라의 의붓언니 '엘비라'에게 입체적인 서사와 합당한 애정을 부여하는 것, 그것이 페미니스트인 에밀리아 감독과 레아 뮈렌이 공유한 강력한 주파수였습니다.

 

매일 새벽 4시의 사투: 지옥 같은 분장 의자가 '연기의 이정표'가 되기까지

<더 어글리 스텝시스터>에서 가장 관객들을 경악하게 만드는 요소는 단연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하는 특수분장입니다. 레아 뮈렌은 영화의 '무도회' 신을 제외한 거의 모든 러닝타임 동안 전신 특수분장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 새벽 4시의 루틴: 매일 새벽 4~5시에 출근해 꼬박 4시간 동안 분장 의자에 묶여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분장을 끝내고 나면 점심시간 전까지 겨우 2시간 남짓 촬영할 수 있는 혹독한 스케줄이었습니다.
  • 뚱뚱함이 아닌 귀여움: 영화 초반, 사회적 기준에 맞춰 통통해 보여야 했던 엘비라를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얼굴 전체에 실리콘을 얹고 코 위에 굴곡을 더했으며, 몸 위에는 무거운 바디수트를 겹쳐 입었습니다.

여기서 배우와 제작진의 아름다운 윤리의식이 돋보입니다. 현장 스태프들은 이 분장을 절대 '팻 수트(Fat suit)'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저 평범한 신체를 가진 귀여운 소녀일 뿐이며, 사회가 규정하는 미적 기준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역설하기 위한 장치였기 때문입니다.

 

현장은 철저하게 배우를 보호하는 안전한 환경이었고, 역설적으로 영화가 비순차적으로 촬영될 때, 레아 뮈렌은 자신이 얼굴에 붙인 노란 컬러 렌즈와 벗겨진 대머리 분장의 훼손 정도를 보며 각본 속 엘비라의 파멸 단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고 회고합니다.

코르셋과 부러진 치아: 세대 간의 트라우마를 육체로 은유하다

영화 후반부, 드레스를 짓이기고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져 온몸이 부서지고 치아가 산산조각 나는 엘비라의 붕괴 신들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특히 무도회장 한복판에서 알들을 통해내는 구토 신은 배우에게도 정서적으로 가장 가혹한 순간이었습니다.

"자신이 행한 모든 억압과 노력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그 잘난 왕자를 차지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잃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죠. 발가락을 잃고, 모든 걸 상실한 채 아그네스의 눈을 똑바로 마주할 때의 절망은 인간으로서도 정말 견디기 힘든 가혹함이었습니다."

 

레아 뮈렌은 촬영 내내 자신을 옥죄었던 드레스와 코르셋이 단순한 의상이 아닌 '시대가 여성에게 강요한 엄격한 규율과 상자'의 시각적 메타포였다고 말합니다. 숨통을 죄어오는 물리적 압박감이 있었기에, 그 시대 여성들이 느껴야 했던 깊은 좌절감과 분노, 그리고 대물림되는 '세대 간의 트라우마'를 온전히 육체로 뿜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 포스팅을 마치며: 잔혹 장르의 새로운 이정표

순수한 어린아이가 성인이 되어 신체를 갖추는 순간, 세상은 그 육체에 대해 무자비한 품평과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합니다. <더 어글리 스텝시스터>는 이를 가장 잔혹하고 아름다운 '페미니즘 바디 호러' 장르의 문법으로 고발한 작품입니다.

 

자신이 평소 동경하던 장르의 당당한 일원이 되어 영원히 기억될 소중한 유대감을 얻었다는 레아 뮈렌. 평범한 신인 배우에서 장르물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그녀의 무시무시한 에너지는, 오직 이 영화의 4K 블루레이 마스터링 화면을 통해서만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특권일 것입니다.

 

[해당 내용은 아래의 물리매체 부가영상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Unboxing] 어글리 시스터 (The Ugly Stepsister, 2025) - 세컨드 사이트 4K UHD+BD 한정판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어글리 시스터 (The Ugly Stepsister, 2025) - 세컨드 사이트 4K UHD+BD 한정판 개봉기

Overview: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의 잔혹하고 핏빛 어린 집착에밀리 블리치펠트(Emilie Blichfeldt) 감독이 그려낸 그로테스크한 잔혹 동화, 4K UHD 블루레이 개봉기입니다. 영국의 프리미엄 부티크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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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화에 대한 감상문은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기분나쁘게 아름다운 것들 #22] 무도회장 피바다를 기대했던 잔혹 동화의 씁쓸한 변주: 《어글리 시스터 (2025)》 No. 93 :: 4K 개봉기 아카이브

 

[기분나쁘게 아름다운 것들 #22] 무도회장 피바다를 기대했던 잔혹 동화의 씁쓸한 변주: 《어글리

어떤 영화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파멸적인 결말을 향해 질주할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에밀리 블리치펠트 감독의 2025년작 《어글리 시스터》가 바로 그런 부류다. 코멘터리를 통해 명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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