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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영화 <어글리 시스터(The Ugly Stepsister, 2025)>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제작과 관련된 비하인드 이야기입니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선댄스와 베를린을 사로잡은 페미니즘 바디 호러의 새로운 이정표, <더 어글리 스텝시스터(The Ugly StepSister)>.

 

핏빛 파멸로 치닫는 엘비라의 폭주 속에서, 이야기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준 주체적인 신데렐라 '아그네스' 역의 테아 소피에 로크 네스(Thea Sofie Loch Næss)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매혹적인 이면을 들여다봅니다.

 

지독한 미적 기준의 억압 속에서 "당당하게 네 공간을 차지하라"고 외치던 현장의 순간들, 그 세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드립니다.


배역을 따내기 위한 6년의 집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테아 소피에 로크 네스와 에밀리아 감독의 인연은 무려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감독이 연출했던 아주 짧은 파일럿 단편 영화에서 신데렐라 역을 맡았던 테아는 감독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습니다. "진짜 장편 영화 투자 기회를 잡을 때쯤이면, 네가 너무 나이가 들어 있을 것 같아 아쉽다"라는 말이었죠.

"그 말을 듣고 제가 감독님께 그랬어요. '무슨 말씀이세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저 어려 보이게 연기 잘할 수 있어요!'라고요."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몇 년 뒤 실제 투자가 성사되었을 때, 투자 조건으로 '16세 전후의 스웨덴 여배우'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노르웨이 출신인 테아는 나이도, 국적도 조건에 맞지 않았죠.

 

제작진이 스웨덴 전역을 뒤지다 적임자를 찾지 못해 결국 다시 그녀에게 연락해 "너 스웨덴어 할 줄 알아?"라고 물었을 때, 테아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습니다. "배우면 되죠!" 그렇게 그녀는 대사를 거의 음악처럼 귀에 익히며 스웨덴어를 마스터했고, 무려 6년 만에 당당히 아그네스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촬영 첫 주에 터진 부러진 발가락 사고: "우리는 모두 의붓언니들이다"

영화 속에서 의붓언니 엘비라는 완벽한 미적 기준(작은 발)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스스로 발가락을 잘라내는 잔혹한 파멸을 맞이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그네스를 연기한 테아 소피에 역시 촬영 첫 주에 실제로 발가락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 기막힌 평행이론: 완벽하고 날씬한 공주의 신체를 표현하기 위해 헬스장에서 격렬하게 운동을 하다가 발가락이 부러진 것이었습니다.
  • 잔혹한 상징성: 테아는 절뚝거리며 촬영장을 걸어 다닐 때 묘한 소름을 느꼈다고 고백합니다. 자신 역시 '완벽해져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발가락을 다쳤는데, 영화는 정확히 그 강박 때문에 발가락을 자르는 소녀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미적 기준이라는 터무니없는 사회적 상자 속에 갇혀서 스스로를 학대하는 현대인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 잔혹한 동화 속 '의붓언니'일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당당하게 네 공간을 차지해"와 뜨개질하는 빌런

겁이 많아 평소 호러 영화를 보지도 못한다는 테아에게 에밀리아 감독이 제시한 개념은 바로 '뷰티 호러'였습니다. 최근 <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 등으로 바디 호러가 대부활을 맞이하기 전, 감독은 이미 외모 강박이 주는 공포를 장르적으로 영리하게 비틀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테아가 아그네스의 완벽한 당당함을 연기하며 심리적으로 위축될 때마다, 감독은 늘 같은 디렉팅을 내렸습니다. "테아, 불안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던져버려. 온전히 여기 존재하면서, 네 공간을 당당하게 차지해." 이 한마디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이자, 배우 테아가 캐릭터의 단단한 자존감을 표현해 낸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유쾌한 반전 비하인드가 있습니다. 극 중 아그네스를 잔인하게 학대하며 관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새어머니 역의 중견 배우는, 카메라만 꺼지면 소름 돋는 연기 스위치를 끄고 제자리로 돌아가 평온하게 '뜨개질'을 하며 과자를 찾았다고 합니다. 대자연의 힘 같은 악마적 연기를 펼치다가 컷 소리와 함께 인자한 동네 아주머니로 돌아오는 선배 배우의 프로페셔널함은, 테아에게 배움의 경외감을 심어준 최고의 현장 기억이었습니다.


🎬 포스팅을 마치며: 창작자가 꿈꿀 수 있는 최고의 결과

선댄스 영화제 프리미어 당시, 영화의 생생한 촌충 묘사와 바디 호러 수위에 압도된 실제 관객이 극장 밖 복도에 구토를 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마침 그 관객이 스파게티를 먹었던 터라 현장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유쾌한 농담이 오갔다는 비하인드도 전해집니다.

 

자신의 출연작을 오글거려서 보지 못하는 여느 배우들과 달리, 테아 소피에는 <더 어글리 스텝시스터>를 벌써 네 번이나 돌려보았을 정도로 작품에 대한 깊은 애착을 드러냈습니다.

 

단순한 수동적 빔보가 아닌, 두 발을 땅에 딛고 서서 자신의 존엄을 지켜낸 아그네스. 거장 라스 폰 트리에의 파트너였던 의상 전설 마농 라스무센이 제작한 화려한 맞춤형 드레스 속에서 피어난 그녀의 단단한 스크린 에너지는, 4K 물리매체의 완벽한 마스터링 화면을 통해 감상할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할 것입니다.

 

[해당 내용은 아래의 물리매체 부가영상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Unboxing] 어글리 시스터 (The Ugly Stepsister, 2025) - 세컨드 사이트 4K UHD+BD 한정판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어글리 시스터 (The Ugly Stepsister, 2025) - 세컨드 사이트 4K UHD+BD 한정판 개봉기

Overview: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의 잔혹하고 핏빛 어린 집착에밀리 블리치펠트(Emilie Blichfeldt) 감독이 그려낸 그로테스크한 잔혹 동화, 4K UHD 블루레이 개봉기입니다. 영국의 프리미엄 부티크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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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화에 대한 감상문은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기분나쁘게 아름다운 것들 #22] 무도회장 피바다를 기대했던 잔혹 동화의 씁쓸한 변주: 《어글리 시스터 (2025)》 No. 93 :: 4K 개봉기 아카이브

 

[기분나쁘게 아름다운 것들 #22] 무도회장 피바다를 기대했던 잔혹 동화의 씁쓸한 변주: 《어글리

어떤 영화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파멸적인 결말을 향해 질주할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에밀리 블리치펠트 감독의 2025년작 《어글리 시스터》가 바로 그런 부류다. 코멘터리를 통해 명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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