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루이자 메이 올컷 원작, 시대는 달라도 고민은 여전한 네 자매의 이야기
· 시얼샤 로넌, 플로렌스 퓨, 엠마 왓슨까지 – 눈과 귀가 즐거운 연기 시너지
· 나는 몰랐지만 결말은 두 개였다? 극영화와 메타픽션 사이
· ‘사랑’과 ‘독립’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 서사에 대한, 내 솔직한 감상

 


루이자 메이 올컷의 고전 『작은 아씨들』은 수차례 영화화된 작품이다. 1933년작, 1949년작, 1994년작 등 대표적인 버전들이 여럿 있지만, 나에게 이번 그레타 거윅의 2019년판은 처음 접하는 ‘작은 아씨들’이었다.

어렸을 적 본 애니메이션 외에는 사전 정보가 없었다. 그 덕에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시간 순서가 직선적이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교차 편집하는 방식이라 인물 관계나 나이 설정을 이해하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조가 첫째라고 생각했는데 둘째였고, 에이미가 중고등학생쯤 되는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막내였다. 베스는 셋째. 이름, 얼굴, 나이, 성격, 시대 모두 한꺼번에 받아들이기에 난이도가 높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이 갔던 부분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결말이 두 개라는 것을 그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극중 조가 책을 들고 출판사 편집자에게 찾아가는데, 그 장면이 너무 좋았다. 사실 나는 그 편집자 입장에 가까운 사람이다. “작가가 결혼도 안 시키고, 여주인공이 혼자 살아간다고? 그럼 독자들이 납득하지 않아.”

고리타분한 발상이지만, 그게 현실적인 감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영화는 두 결말을 모두 넣는다. 하나는 기차역에서 남자를 따라가 사랑을 쟁취하는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책이 완성되고 조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편집해나가는 이야기다.

 



내게는 전자가 훨씬 감동적이었다. 이미 떠난 사람을 ‘내가 가서 붙잡겠다’는, 적극적이고 확신에 찬 사랑의 표현은 보기 드문 서사다. 반대로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조의 자립 서사는 현대적이지만, 뭔가 모호하고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이 두 결말을 병치시켜 ‘이야기를 어떻게 보느냐는 독자의 몫’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렇다면 나는, 단순하고 전통적인 해피엔딩이 더 좋았다.

페미니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특히 조가 결혼을 거부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편집한다는 점에서 그런 메시지가 느껴진다. 하지만 나에게 이 영화는 페미니즘보다 ‘가족’, ‘성장’, 그리고 ‘관계의 감정선’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메타 메시지보다 중요한 건 결국 누군가를 좋아하고, 싸우고, 다시 화해하며 살아가는 모습 아닌가.

 


“누구나 자신의 방식대로, 작고도 소중한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이전 감상기 보기:

[스릴러 회고]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추천 – 질서와 정의 사이, 총구는 누구를 향했는가

다음 감상기 보기:

https://4klog.tistory.com/73

 

[판타지 회고] 호빗: 다섯 군대 전투 추천 – 반지의 제왕의 신화, 마지막 전투의 아쉬운 피날레

· 톨킨과 피터 잭슨의 조화, 진짜 판타지의 마침표· 시리즈 마지막, 대장정의 끝에서 밀려오는 허무함· 아쉬운 결말이 남겨준 감정의 여운· 왕좌의 게임과는 또 다른, 판타지 세계관의 정석 대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