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은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70)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제작과 관련된 비하인드 이야기입니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다룰 작품은 서부극의 문법을 완전히 박살 낸 전설, <내일을 향해 쏴라>입니다. 블루레이 타이틀을 입수해 확인해 보니 본편은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만 부가영상은 미지원하는 타이틀이었습니다. 어쨌든 돈 주고 산 물리매체 한글 자막 미지원으로 부가영상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화가 나 나름 번역하였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가 개봉 전에는 제작진 사이에서 "이거 망하는 거 아냐?"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사실이 정말 흥미롭더군요. 특히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먼이라는 두 거장이 촬영장에서 보여준 묘한 기 싸움과 우정은 번역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띄게 만들었습니다.
시나리오 하나로 바뀐 제목의 운명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선댄스 키드와 부치 캐시디>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하지만 당시 대스타였던 폴 뉴먼이 합류하면서 '이름 순서'가 바뀌게 됩니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겠지만, 정작 뉴먼은 자기가 코미디 연기에 소질이 없다며 배역을 고사하려 했다니 참 아이러니하죠. 결국 "그냥 부치가 되라"는 감독의 한마디가 이 위대한 버디 무비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13분의 미학, 절제된 음악의 힘
조지 로이 힐 감독은 음악을 도배하는 걸 극도로 혐오하는 '절제의 달인'이었습니다. 2시간짜리 영화에서 음악이 나오는 시간은 고작 13분! "음악이 쓰이는 곳에서는 정말로 그 음악이 중요해야 한다"는 그의 고집이 느껴지나요? 감정을 억지로 쥐어짜지 않고 관객의 가슴에 맡기는 그의 연출 방식은 당시 서부극으로서는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형, 나 이거 직접 할래!" vs "영웅 놀이 하지 마"
당시 혈기 왕성했던 로버트 레드포드는 달리는 열차 위를 직접 뛰어다니겠다고 고집을 피웠답니다. 이걸 본 폴 뉴먼은 불같이 화를 내며 "내 동료 배우를 불필요하게 잃고 싶지 않다"고 훈계를 했죠. 레드포드는 나중에서야 그게 선배의 진심 어린 걱정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네요. 두 사람의 이런 실제 관계가 영화 속 '붙임성 좋은 부치'와 '치명적인 선댄스'의 케미로 고스란히 녹아든 셈입니다.

"비가 오지도 않는데 무슨 빗방울 노래야?"
이 영화의 백미인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시퀀스는 당시 제작진에게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레드포드는 "영화를 완전히 망치는 멍청한 노래"라고 생각했고, 가수의 스태프들은 "이 노래 때문에 우리 가수 커리어 끝났다"며 경악했다죠. 하지만 결과는? 아시다시피 빌보드를 씹어먹고 오스카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역시 예술가의 광기 어린 직관은 대중보다 앞서가는 법인가 봅니다.

시사회 때 비평가들이 "정통 서부극의 격을 떨어뜨린다"며 혹평할 때, 일반 관객들은 극장이 떠나가라 웃으며 이 영화를 전설로 만들었습니다. 머리로 영화를 분석하는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가슴으로 느끼는 '우정의 온도'가 담긴 작품이니까요. 물리 매체 수집가로서 이런 주옥같은 비하인드가 담긴 부가영상은 본편만큼이나 소중한 자산입니다.
한 줄 평: "미래는 자전거의 것도, 볼리비아 군대의 것도 아닌, 함께 웃을 수 있는 친구의 것이다."
[해당 내용은 아래의 블루레이 부가영상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해외판 블루레이]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 뉴먼·레드포드의 고전 명작 소장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해외판 블루레이]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 뉴먼·레드포드의 고전 명작 소장기
·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전설적 콤비가 만든 명작 웨스턴· 1969년작 고전, 해외판 블루레이로 소장 / 본편 한글 자막 포함· 다양한 부가영상 수록, 다만 한글 자막은 미포함· 심플한 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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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화에 대한 감상문은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영화사 명장면 탐구]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 추천 – 마지막 총격전의 의미와 여운 :: 4K 개봉기 아카이브
[영화사 명장면 탐구]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 추천 – 마지막 총격전의
· 실존 무법자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의 전설적 동행·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브로맨스 케미가 빛나는 작품· 유쾌한 버디무비에서 비극적 결말로 전환되는 서사의 무게· 영화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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