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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70)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제작과 관련된 비하인드 이야기입니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습니다.

 

서부극 역사상 가장 완벽한 콤비를 꼽으라면 단연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본 그 낭만적인 모습들이 사실은 '역사적 오해'와 '할리우드식 세탁(?)'의 결과물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5분 분량의 HD 다큐멘터리를 통해 밝혀진, 전설 뒤에 숨겨진 씁쓸하고도 흥미로운 진실들을 파헤쳐 봅니다.


이름값의 비밀: '부치'는 고기를 잘 썰어서?

주인공 부치 캐시디의 본명은 로버트 르로이 파커입니다. 엄격한 모르몬교 가정의 13남매 중 장남이었던 그가 왜 '부치'가 되었을까요?

  • 설 1: 실제로 와이오밍의 정육점(Butcher)에서 일했기 때문이라는 설.
  • 설 2(반전): 사격 실력이 너무나 형형편없어서 친구들이 "너는 총 쏘지 말고 그냥 고기나 썰어라"며 놀리려고 붙인 별명이라는 설. 영화 속 폴 뉴먼의 능청스러운 미소 뒤에 숨겨진 '사격 꽝'의 실체는 꽤 인간미(?)가 넘칩니다.


신비로운 여인 '에타'의 진짜 정체는 '에델'?

영화 속 세 사람의 삼각관계(?) 중심에 있던 에타 플레이스. 하지만 기록에 남은 그녀의 진짜 이름은 에델(Ethel)입니다. '에타'라는 이름은 당대 최고의 탐정 기관인 핑커턴 사무소의 직원이 보고서를 쓰다 낸 치명적인 오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할리우드는 그 오타가 더 예쁘다며 그대로 사용했죠. 또한, 그녀가 예쁜 학교 선생님이었다는 설정 역시 "서부의 매춘부들은 사진 속에서 너무 늙어 보였기 때문에, 예쁜 여자는 선생님이어야 한다"는 각본가의 편견 섞인 고집이 만든 설정이었습니다.


자전거 명장면은 '팩트 체크' 실패의 산물?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가 흐르며 부치가 자전거를 타는 낭만적인 장면! 이 장면은 역사학자 제임스 호란의 초기 저서 속 오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자전거를 즐겨 탔던 건 다른 무법자인 벤 킬패트릭이었죠. 호란이 나중에 책을 수정했지만, 이미 각본은 완성된 뒤였습니다. 결국 '오보'가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을 탄생시킨 셈입니다.


줄행랑인가, 전략적 퇴각인가?

영화 속에서 그들을 끝까지 괴롭히던 정체불명의 추격대, "대체 저 자들은 누구야?(Who are those guys?)"라는 대사는 유명합니다. 실제 역사에서 부치와 선댄스는 추격전을 벌인 게 아니라, 해리먼이 보낸 암살 부대의 소문을 듣자마자 "세상에, 쟤네 너무 무서워!"라며 곧장 남미로 짐을 쌌습니다. 영화적 주인공 체면을 위해 비겁한 도망을 긴박한 추격전으로 포장한 할리우드의 각색 능력이 빛나는 대목입니다.


죽음을 증명할 수 없기에 완성된 전설

1908년 볼리비아의 산비센테, 수백 발의 총성이 오간 뒤 발견된 두 구의 시신. 부치가 고통받는 선댄스를 안락사시키고 자결했다는 비극적인 정황은 있지만, 공식 기록에는 '신원 미상의 인물들'로만 남았습니다. 덕분에 1990년대 DNA 검사까지 동원되었지만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죠.

"부치 캐시디가 살아있는 이유는 단지 그가 죽었다는 걸 증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두 주인공의 사살 장면이 아닌 정지 화면(Freeze Frame)으로 끝나는 이유, 그것이야말로 역사가 허락한 최고의 엔딩이 아닐까요?

 


영화는 거짓을 말했을지 모르지만, 그 거짓이 무법자들의 삶에 낭만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주었습니다. 팩트보다 더 강력한 건 결국 우리가 믿고 싶은 '전설'이니까요.

한 줄 평: "역사적 오타와 오류가 빚어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뻔뻔한 서부극의 신화."

 

[해당 내용은 아래의 블루레이 부가영상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해외판 블루레이]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 뉴먼·레드포드의 고전 명작 소장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해외판 블루레이]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 뉴먼·레드포드의 고전 명작 소장기

·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전설적 콤비가 만든 명작 웨스턴· 1969년작 고전, 해외판 블루레이로 소장 / 본편 한글 자막 포함· 다양한 부가영상 수록, 다만 한글 자막은 미포함· 심플한 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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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화에 대한 감상문은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영화사 명장면 탐구]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 추천 – 마지막 총격전의 의미와 여운 :: 4K 개봉기 아카이브

 

[영화사 명장면 탐구]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 추천 – 마지막 총격전의

· 실존 무법자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의 전설적 동행·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의 브로맨스 케미가 빛나는 작품· 유쾌한 버디무비에서 비극적 결말로 전환되는 서사의 무게· 영화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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