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를 암흑으로 빠뜨린 정체불명의 블랙아웃
· 인간을 길러내는 외계인의 음모와 배신
· 중반까지 설득력 있는 전개, 결말에서 무너진 기대감
· 러시아 SF 스릴러의 스케일과 한계가 공존하는 작품

러시아 제작 SF 스릴러 『블랙아웃: 인베이젼 어스』(2019)는 전 세계가 갑작스러운 블랙아웃에 빠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전기, 통신, 교통망까지 모두 마비되고 근거리 소통만 가능한 상황 속에서, 주인공 일행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친다. 그러나 곧 이 사태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외계인의 개입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야기는 급격히 전환됩니다.
초중반부의 전개는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외계인 중 한 명은 종족을 배신하고 인간을 돕는 반면, 또 다른 외계인은 인간들을 조종해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도록 유도한다. 이 설정은 “우리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객을 설득력 있게 끌어당긴다.
하지만 영화는 결말에서 급격히 무너진다. 주인공 일행은 거대한 외계인 우주선에 잠입해 깨어나지 않은 외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기 시작하지만, 곧 수많은 아이 외계인들을 발견하게 된다. 충격과 죄책감 속에 결국 살육을 멈추고 아이들만 남긴 채 영화는 허무하게 끝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며 초반과 종족을 배신하고 주인공일행을 돕는 외계인의 대사에 “오, 그럴 수도 있겠다”며 설득당하다가, 마지막엔 “ㅅㅂ, 그러면 그렇지. 내가 괜히 기대했네”라는 허탈감을 느꼈다. 외계인들이 난민이라는 설정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더 혼란을 키웠다. 영화 속에서는 단순히 “자신들이 살아갈 새로운 터전을 만들기 위해 인간을 육성했다”는 식으로만 설명될 뿐이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무슨 의도로 이런 결말을 생각했는지
초중반의 흡인력 있는 전개와 웅장한 스케일 덕분에 한 번쯤 볼 가치는 있지만, 결말에서 느껴지는 허탈감과 메시지의 혼란스러움은 부인할 수 없다.
“설득과 허탈,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러시아 SF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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