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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인·남궁원 주연, 이두용 연출.
무속과 원혼을 둘러싼 드라마 — 공포보다는 비극에 가까움.

 

감독 이두용 · 주연 유지인, 남궁원 · 장르 전통·민속 드라마


피막이라는 제목과 배우 유지인님의 얼굴이 나온 표지로는 무슨 영화인가 도무지 추측할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제목을 한글로 풀어쓴다면 피하려는 막사 정도? 사실 사전에서 검색하면 뜻풀이가 나오긴 한다. “피막[避幕] — 예전에, 사람이 죽기 바로 전에 잠시 안치하여 두던, 마을에서 떨어진 외딴집”.

 

이 영화는 피막관리를 하던 삼돌이라는 자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되고 그 원혼이 죽음과 연관된 양반댁의 손자에게 들러붙어 오늘 내일하게 만든다. 이 집안이 무슨 저주를 받았는지 남자 자식들은 단명을 하는 게 전통이었으며 하나 남은 손자 죽임을 당할까 전국에서 용하다 소문난 무당들을 소집해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어쨌든 손자에게 들러붙은 피막 돌보미 삼돌이의 원혼인데 이 삼돌이가 원혼이 된 이유도 가관이다. 앞서 단명한 남편을 여의고 홀로 남은 과부들은 강요된 열녀로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한 며느리가 너무 심한 자해로(아니 정말 이 정도야? 그거 좀 안 하면 안 되나? 너무 젊어서 그런가 다른 방법도 많은데) 죽음의 문턱을 넘을까 말까 하는 상황이니 잘난 대감댁 할마씨가 죽어가는 며느리를 피막으로 보내버린다.

 

피막을 지키고 있는 삼돌이… 대감댁 할마씨의 부탁으로 죽기 전에 한이라도 풀어주라는 엄명으로 며느리와 통정을 하게 되고 이게 사단이 돼서 억울한 죽임을 당하게 된다. (시켜서 했는데… 문제는 죽을 줄 알았던 며느리는 살아나고, 사실상 남편이 죽어버린 상황에서 삼돌이라는 남자를 품었던 며느리는 삼돌씨를 잊지 못하고 내통을 하다 임신을 하게 되어 걸린 거다)

 

여하튼 다시 현재로 돌아와 용하다는 여러 무당이 굿을 벌이고 나름 진단을 해도 이유를 알 수가 없어 포기하던 차에 옥화라는 무당이 나서서 문제의 원인을 밝혀낸다. 앞서 삼돌의 죽음이 남들은 모르는 가문의 비밀임에도 손자를 살리겠다는 일환으로 옥화에게 털어놓는다. 하지만 사실 옥화는 진짜 무당이 아니다(어머니가 무당). 모종의 이유를 갖고 대감댁에 잠입한 거였는데 결국 신내림까지 받게 된다.

 

무당이 아니었다가 무당이 돼버린 상황에서 옥화는 큰 굿을 벌인다. 삼돌이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굿을 벌이는 가운데 자기를 겁탈했던 대감댁의 모던뽀이를 작두형으로, 큰어른은 뱀독살형, 노마님은 교수형으로 처단을 한다. 그 굿을 통해서인가 아니면 3명의 목숨을 재물로 받쳐서인가 손자는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내고 정상으로 돌아오고 옥화는 피막에 들러 삼돌이의 원혼을 다시 달래려 한다. 마지막으로 피막에서 삼돌이를 안 달래면 다시 후환이 찾아올 수 있다는 미끼를 던져놓고… 강진사는 걱정으로 피막으로 가 옥화를 만나서 모든 비밀을 알게 되는데….

 

 

옥화는 사실 삼돌이의 딸내미다. 모종의 이유로 삼돌과 어머니는 갈라섰고 마침 멀리서 들려왔던 소식에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에 복수를 위해 강진사댁에 잠입한 거였다. 그 사건과 연관된 인물들을 하나둘씩 죽이고 강진사마저도 화형식으로 마무리하려 하지만, 코난이 빙의된 영특한 손자가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피막으로 쳐들어와 실패하고 만다. 옥화는 썩지도 않은 아버지 시신과 함께 재가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뭐 영화 재미있게 봤다. 80년대 영화인데 고전이라고 하면 고전인 우리나라 영화. 알고 보니 이 영화 감독 이두용님의 작품은 이미 한 차례 봤던 경험이 있었다. 바로 하명중님, 정윤희님, 최불암님이 출연한 최후의 증인이라는 영화다. 사실 그 영화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니… 무지성으로 무시하고 보지도 않았던 옛날 영화를 다시 찾아보게 만든 그 작품. 그런데 피막은 그 영화와는 색깔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그리고 개연성도 좀 딸리는 거 같고… 최초 삼돌이의 원혼을 붙잡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 놓은 것을 옥화는 어떻게 알고 찾아낸 것인가. 그 사건으로 옥화를 용한 무당으로 착각한 강진사 집안 사람들이 자신들의 비밀을 다 털어놓게 만든 건데…

 

그리고 트릭을 설치해 3명을 죽인 것이나 옥화를 초빙해온 김 서방(3번 겁탈남, 2번 겁탈남은 노대감)을 죽인 방법이 나오질 않고 그냥 죽었다… 최초 옥화가 용한 무당이라 저주를 내려 죽인 것이라든가 삼돌이의 원혼이 죽인 거라고 판단하면 되는데, 김 서방 살해 사건은 딱히 설명은 없고 급살 맞아 죽었다는 것으로 퉁친다.

 

뭐 이런 건 좀 이상하긴 했고, 신내림의 증거라고 할머니가 자신을 끌고 다니던 한 곳에서 누군가 묻어놓은 무당 물건들이 아무 설명 없이 그냥 현상만 보여주고 끝나버린다. 뭐 이런 소소한 것들이 좀 마음에 들진 않았는데 전반적으로 볼만했다.

 

※ 본 감상은 직접 소장 중인 『피막(The Hut, 1981)』 국내 정발 블루레이로 관람한 결과입니다. 해당 물리매체의 패키지 디자인, 구성, 실물 이미지 및 발매 정보가 궁금하다면 아래 개봉기 글을 참고해주세요.

 

[국내 정발 블루레이] 피막 (1981) – 샤머니즘과 복수, 고전 심리극의 금기된 울림


“무속의식과 가부장제, 그리고 한(恨)이 뒤엉켜 빚어낸 한국적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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