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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영화 <악마의 등뼈(The Devil's Backbone, 2001)>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제작과 관련된 비하인드 이야기입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팬이라면 누구나 사랑하는 두 개의 명작, <악마의 등뼈>와 <판의 미로>.

 

겉보기에는 완전히 다른 영화 같지만, 사실 델 토로 감독이 이 두 작품을 하나의 '대칭되는 시(Verse)'처럼 정교하게 설계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감독이 직접 밝힌 오리지널 시나리오 비화와 두 영화 속에 숨겨진 소름 돋는 평행이론을 정리해 드립니다.


원래 <악마의 등뼈>는 멕시코의 '진짜 악마' 이야기였다?

<악마의 등뼈>는 초안 단계에서 스페인이 아닌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였습니다. 게다가 지금보다 판타지적 색채가 훨씬 강해서, 분위기상 오히려 <판의 미로>에 훨씬 가까운 작품이었다고 하는데요.

 

초기 제목이었던 '악마의 등뼈'는 멕시코에 실제 존재하는 산맥의 이름이었습니다. 태초에 신과 싸우다 등뼈가 부러진 채 지상에 버려진 악마가 인간의 욕망과 꿈 곁에 머문다는 전설을 기반으로 한, 그야말로 '진짜 악마'가 등장하는 이야기였죠. 하지만 스페인 전역을 뒤져도 걸맞은 산맥을 찾지 못했고, CG 비용이 너무 막대해 감독은 시나리오를 전면 수정하게 됩니다. 이때 산맥 대신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의학 미신인 '척추이분증(Spina bifida)'이었고, 지금의 유령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거장이 직접 고백한 "내 마음속 진짜 데뷔작"

델 토로 감독의 공식 데뷔작은 <크로노스>이고, 할리우드 진출작은 <미믹>입니다. 하지만 감독은 늘 사석에서 "<악마의 등뼈>가 나의 실질적인 첫 영화"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유를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데뷔작 <크로노스>는 예산과 환경의 한계로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구상했던 이미지를 온전히 구현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고, 할리우드에서 찍은 <미믹>은 제작사와의 극심한 갈등으로 촬영 현장 자체가 '완벽한 재앙'이었기 때문이죠. 결국 본인이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예술적 비전을 100% 완벽하게 화면에 담아낸 최초의 영화가 바로 <악마의 등뼈>였습니다.

소년의 영화 vs 소녀의 영화, 데칼코마니 같은 연출 공식

두 영화는 성별도, 시대도 다르지만 구조적으로 완벽한 대칭을 이룹니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기막힌 연출 공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동일한 오프닝: 두 영화 모두 작품의 본질을 관통하는 묵직한 독백(나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악마의 등뼈>는 유령의 본질에 대한 사색, <판의 미로>는 잔혹 동화)
  • 자동차와 숲: 나레이션이 끝나면 카메라는 곧바로 황무지나 숲을 가로지르는 차를 비추고, 그 안에는 미스터리를 풀어갈 주인공 아이가 타고 있습니다.
  • 대리 부모의 등장: 아이가 고독하고 거대한 건물에 도착하면, 친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봐주고 인도해 줄 '대리 부모' 같은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카사레스 박사 vs 가정부 메르세데스)
  • 첫날밤의 초대: 아이가 그곳에서 머무는 바로 첫날 밤, 초현실적인 존재가 아이를 깨워 안전한 방 밖으로 이끌고, 어두운 지하 세계에서 기이한 존재와 마주하게 만듭니다.

"호박 속 곤충"과 "어머니의 자궁", 기괴하고 아름다운 메타포

델 토로 감독은 <판의 미로>를 만들 때, 현실의 압박을 피해 어머니의 자궁(근원)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소녀의 열망을 노골적인 동화로 표현했습니다.

 

반면 <악마의 등뼈>를 관통하는 핵심 메타포는 '호박(Amber) 속에 갇힌 곤충'입니다. 분명 형태는 온전히 남아있고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지만, 시간 속에 영원히 갇혀 결코 움직일 수 없는 존재. 감독은 이것이야말로 '유령'의 본질을 가장 완벽하게 설명하는 은유라고 밝혔습니다. 파시즘이라는 잔혹한 시대에 짓눌려 유기적으로 연대하지 못하고 각자의 결핍을 가진 채 정지해 버린 인간 군상을 유령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죠.


[해당 내용은 아래의 물리매체 부가영상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Unboxing] 악마의 등뼈 (The Devil's Backbone, 2001) -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블루레이 개봉기 :: 4K 개봉기 아카이브

 

[Unboxing] 악마의 등뼈 (The Devil's Backbone, 2001) -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블루레이 개봉기

Overview: 전쟁의 상흔과 유령이 맴도는 슬픈 고딕 호러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초기 걸작이자, 그의 다크 판타지 세계관이 확립되기 시작한 블루레이 개봉기입니다. 물리 매체 수집가들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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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화에 대한 감상문은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기분나쁘게 아름다운 것들 #27] 역사적 비극의 상흔 위에 깃든 슬픈 유령의 동화, 거장의 박식한 혜안으로 완성된 마스터피스: 《악마의 등뼈 (The Devil's Backbone / El espinazo del diablo, 2001)》 No. 152 :: 4K 개봉기 아카이브

 

[기분나쁘게 아름다운 것들 #27] 역사적 비극의 상흔 위에 깃든 슬픈 유령의 동화, 거장의 박식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다크 판타지 3부작의 초석이자 그의 초기 걸작으로 손꼽히는 《악마의 등뼈》는 스페인 내전 말기라는 비극적인 역사의 상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고딕 풍의 심리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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