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파 극혐"하는 관객의 니즈를 정확히 저격하다
그동안 한국형 블록버스터,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남북 소재 영화들은 하나같이 '억지 눈물'이라는 고질병을 앓고 있었다. 관객의 눈물샘을 쥐어짜지 못해 안달 난 감독들의 강요에 진저리가 났던 차였다. 하지만 《모가디슈》는 다르다.
류승완 감독은 좀 다르다. "이제 사람들도 안다. 뻔한 영화는 안 본다는 거, 그리고 군더더기(신파, 억지 감동) 극혐한다는 거." 영화는 불필요한 감정 과잉을 과감히 도려내고 '생존'이라는 본질에만 집중한다. 억지로 손을 맞잡고 통곡하는 장면 대신, 눈빛과 행동으로 전해지는 팽팽한 긴장감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신파라는 쓰레기통을 비우니 그 자리에 비로소 '세련됨'이 들어찼다.

류승완의 액션 미학: 카 체이싱과 긴박감
영화 중반부, 소말리아 내전의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살짝 늘어지는 듯한 느낌과 공수철의 캐릭터가 짜증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후반부 카 체이싱 장면이 시작되는 순간, 그 지루함은 아드레날린으로 치환된다.
방탄차도 아닌 일반 차량에 책과 모래주머니를 다닥다닥 붙이고 총알 빗발치는 거리를 질주하는 감각은 압권이다. 억지스러운 CG나 과장된 액션 없이, 오로지 '탈출'을 향한 절박함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류승완 특유의 타격감 있는 액션이 이번에는 '속도감'과 '현장감'으로 진화했다. 이 정도 완성도라면 현재 우리나라 영화판에서 관객몰이를 못 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남북 관계를 다루는 '쿨한' 태도
기존 영화들이 남과 북을 '한민족'이라는 감성적인 틀에 묶으려 애썼다면, 《모가디슈》는 그들을 '각자의 국익을 위해 움직이다 생존을 위해 일시적으로 결합한 타인'으로 대우한다. 이 담백한 태도가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준다.
함께 밥을 먹으면서도 서로의 독약을 의심하고, 탈출 후 공항에서 서로 모르는 척 돌아서는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가진 최고의 미덕이다. 억지 감동을 배제했기에 그들의 짧은 동행이 더 진하게 다가온다. 관객은 이제 더 이상 감독이 "여기서 울어!"라고 지휘봉을 흔드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모가디슈》는 그 영리해진 관객들을 존중할 줄 아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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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을 뚫고 나오던 소말리아의 흙먼지와 카 체이싱의 전율을 안방 1열에서 영구 소장하고 싶은 덕후들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기록이다. 신파는 없어도 패키지의 묵직함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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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를 버리고 본질을 잡은 쾌거
이 영화는 뻔한 신파와 억지 감동을 버리고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군더더기 없는 전개와 압도적인 액션만으로도 한국 블록버스터의 자존심을 세웠다.
추천 관객: "한국 영화는 맨날 마지막에 울려서 짜증 나"라고 말하던 프로 불편러들. 이 영화만큼은 안심하고 봐도 좋다.
신파라는 구태의연한 옷을 벗어던지고 '생존'이라는 날 것의 긴장감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나아가야 할 정답지 같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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