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의 '안개'는 예술이었고, 2편의 '안개'는 그냥 미세먼지다
크리스토프 강스 감독의 1편 《사일런트 힐》은 게임 원작 영화 중에서도 독보적인 비주얼과 서늘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수작이었다. 하지만 6년 만에 돌아온 이 속편은 왜 망했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처참하다.
1편이 기괴한 크리처와 압도적인 미장센으로 관객의 숨을 조였다면, 《레버레이션》은 그저 조잡한 3D 효과와 유치한 놀이공원 수준의 연출로 일관한다. "1편과는 정말 차이가 많이 난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1편의 안개가 공포의 서막이었다면, 이 영화의 안개는 감독의 무능함을 가리기 위한 연막탄에 불과하다. 1편 부가영상에서 언급되었다길래 기대하며 찾아본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부가영상'보다 못한 '부끄러운 영상'일 뿐이다.

게임 3편의 명성을 똥칠한 '레벨레이션'이 아닌 '데굴레이션'
이 영화는 게임 시리즈 중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3편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감독 마이클 J. 바셋은 그 훌륭한 원작의 서사를 싹둑 잘라내고, 고작 '존 스노우(키트 해링턴)'와 여주인공의 어설픈 하이틴 로맨스로 변질시켰다.
원작 팬들에게 이 영화는 '계시(Revelation)'가 아니라 '재앙'이다. 크리처들의 디자인은 조잡해졌고, 공포의 근원이었던 알레사의 서사는 힘을 잃었다. 특히 후반부 '피라미드 헤드'의 활약상은 공포 영화가 아니라 무슨 격투기 게임을 보는 듯한 헛웃음을 유발한다. 이 정도면 감독이 원작 게임에 대해 아무런 이해도, 애정도 없었다는 자백이나 다름없다.
리턴 투 사일런트 힐: 크리스토프 강스의 귀환, 구원이냐 재탕이냐
이제 관심은 올해 개봉 예정인 《리턴 투 사일런트 힐》로 쏠린다. 1편의 연출자 크리스토프 강스가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는 소식은 이 시리즈의 인공호흡기를 떼려던 팬들에게 일말의 희망을 준다.
하지만 "20여 년이 흐른 지금 그 시절의 감성이 통할지"가 관건이다. 1편이 나왔던 2006년과 지금은 공포 영화의 문법 자체가 달라졌다. 크리스토프 강스 특유의 화려한 영상미가 현대 관객들에게도 여전히 '힙'하게 다가갈지, 아니면 '추억 팔이'에 그칠지가 이 프랜차이즈의 생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그래도 확실한 건, 이 《레버레이션》보다는 백배 천배 나을 거라는 사실이다.

1편에 대한 정보는 아래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물리매체 개봉기와 감상문 그리고 부가영상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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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산업의 비하인드 이야기이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다. 영화 (2006)은 게임 원작 영화의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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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론: 1편의 명성에 똥칠을 한 역대급 망작. 1편 부가영상의 언급은 홍보가 아니라 '이런 길로 가지 마라'는 경고였어야 했다.
추천 관객: 《사일런트 힐》 시리즈를 너무 사랑해서 고통조차 즐기고 싶은 마조히스트, 혹은 1편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절감하고 싶은 분들.
1편의 예술적인 안개를 걷어내고 조잡한 3D 팝업북을 들이민, 크리스토프 강스 감독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게 만드는 처참한 속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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