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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의 대모'를 데려다가 찍은 게 고작 '납치극 B급 영화'?

이 영화는 미국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인 매들린 머레이 오헤어의 삶을 다룬다. 학교 내 기도 금지 판결을 끌어낸 '무신론의 대모'라는 소재는 그 자체로 정치, 종교, 사회적 논쟁을 폭발시킬 수 있는 핵폭탄급 재료다. "미국에서 정말 이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실화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감독 토미 오하버는 이 거대한 재료를 가져다가 고작 '삼류 납치극' 수준의 연출로 버무려버린다. 영화는 매들린의 투쟁기인 전기 영화와 그녀의 비참한 최후를 다룬 범죄 스릴러 사이에서 길을 잃고 갈팡질팡한다. 서사의 톤이 엉망진창이니 관객은 매들린의 신념에 공감하기도 전에, 영화의 조악한 완성도에 먼저 질려버린다. 92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조차 길게 느껴지는 기적의 지루함을 선사한다.

넷플릭스표 '실화 탐사대' 재현 프로그램인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영화로서의 미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는 내내 "어디 삼류 사건 실화 탐사 재현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연출의 깊이는 얕고, 화면 구성은 조악하며, 이야기 전개 방식은 지극히 1차원적이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관객에게는 '정보 전달' 측면에서 그나마 볼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엄연히 '영화'다. 정보를 얻으려면 위키피디아를 읽는 게 낫지, 굳이 이 조악한 재현 영상을 90분 동안 참고 볼 이유는 없다. 멜리사 레오라는 대배우를 데려다 놓고 '재연 배우' 수준의 연출만 시키는 감독의 무능함이 눈물겹다.

결론: 가장 미움받는 건 매들린이 아니라 이 영화다.

영화의 마지막, 그녀의 비참한 최후가 그려질 때 감독은 아마 관객이 충격과 슬픔을 느끼길 바랐을 거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관객이 느끼는 건 오직 하나, "드디어 끝났네"라는 해방감뿐이다.

 

실화가 가진 힘의 10%도 채 쓰지 못한 채, 자극적인 납치 사건에만 매몰되어 인물의 입체성을 거세해버린 게으른 연출의 끝판왕이다. 이 영화가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여인'인 이유는, 실존 인물의 명성뿐만 아니라 관객의 소중한 시간을 무참히 살해했기 때문이다.

 

최종 결론: 매들린 머레이 오헤어가 살아있었다면, 자기 일생을 삼류 재현 프로 수준으로 만든 이 감독을 상대로 당장 고소장을 날렸을 거다.

 

추천 관객: '미국 무신론자 납치 사건'에 대해 정말 1도 몰라서, 삼류 재현 프로그램 보듯 가볍게 지식을 습득하고 싶은 분들. 그 이상은 기대하지 마라.

 


충격적인 미국 실화를 가져다가 고작 '삼류 재현 프로그램' 수준으로 격하시켜버린, 멜리사 레오의 연기력이 아까운 넷플릭스의 게으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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