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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퍼지 데이의 진정한 악당은 감독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이 영화는 관객을 깔보고 있다.

 

감독은 '일 년에 단 하루, 모든 범죄가 허용되는 날'이라는 기가 막힌 설정을 들고 와서는, 그걸 가지고 고작 이따위 답답한 가족 드라마를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 수많은 살인마들이 밖에서 난리를 치는 동안, 우리의 주인공 가족들은 지능이 퍼지당한 듯한 행동으로 관객의 성질을 돋운다.

 

비싼 보안 시스템을 갖춰놓고, 굳이 그 완벽한 성벽을 열어 젖히는 아들의 행동? 이쯤 되면 '착한 마음씨'가 아니라 '뇌의 기능 정지' 수준이다. 감독은 관객이 뒷목 잡고 '야! 문 닫아! 불 켜!'라고 소리 지를 때마다 희열을 느끼는 변태적인 성향을 가졌던 게 분명하다. 이 짜증 유발 캐릭터 설정은 후속편에서도 변함없이 반복된다. 이건 의도적인 게 아니라, 감독의 재능 한계이거나 관객 엿 먹이기 둘 중 하나다. 이 영화의 찐 공포는 살인마가 아니라, 주인공 가족의 멍청함에서 온다.

2. 세르세이 라니스터, 이젠 맥 빠진 콜라가 되다

'왕좌의 게임'에서 웨스테로스를 지배하던 포스 넘치는 세르세이 라니스터(레나 헤디)가 여기서 제임스의 아내 마리 역으로 나온다. 당연히 기대를 했다. 최소한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는 네가 이 영화를 욕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정도의 위압감이라도 보여주지 않을까?

 

 

결과는 처참하다. 카리스마는 어디 가고, 맥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당황하는 맥 빠진 콜라만 남았다. 왕좌의 게임에서 독약과 음모로 정적을 제거하던 그 여왕이, 고작 자기 집에서 나이프 하나 들고 살인마들에게 쫓겨 다니는 평범한 아줌마 A가 되었다. 물론 캐릭터의 차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유명 배우를 캐스팅해놓고 이토록 카리스마를 거세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이 영화의 유일한 재미는 '어, 저 아줌마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며 엔딩 크레딧을 검색하는 과정뿐이다.

3. 결론: 이름값에 비해 초라한, 관객에게 재난을 선사하는 영화

에단 호크와 레나 헤디라는 두 스타 배우를 데려다가, 고작 이 좁아터진 집구석에서 85분짜리 유치한 술래잡기를 찍었다는 사실이 너무도 분노스럽다. 이 영화가 주는 '전언'은 오직 하나다. "내 시간을 낭비해서 미안하다."

 

이 영화는 두 유명 배우의 몸값과, '퍼지'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관객의 분노 게이지를 만땅으로 채우는 데만 성공했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영화라는 표현은 너무 순하다. 이건 영화의 탈을 쓴 관객 고문 도구다.

 

추천 관객: '짜증 내기 챌린지'에 도전하거나, 세상의 모든 멍청한 캐릭터들을 모아놓고 감상하고 싶은 분노 수집가.

 


주인공 가족의 멍청함이 살인마들보다 더 공포스럽고, 관객의 인내심과 지능을 '퍼지(Purge)'시키는 데만 성공한 블랙 코미디계의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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