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말 B급 상어 영화의 정점, 스릴러와 재난이 결합된 오락물
· 유전자 조작으로 지능이 높아진 상어와 그 대가
· 인간의 욕망과 과학적 오만이 만든 해양 지옥도
·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장르 밈이 된 명장면

영화 속 설정처럼, 만약 치매를 정복할 수 있다면 과연 누가 이 실험을 반대할까? 치매로 가족을 잃거나 고통받은 경험이 있다면, 연구자나 투자자 모두 그 가능성에 매혹될 것이다. 특허료와 연구 성취감, 그리고 개인적 상실을 채우는 위안. 『딥 블루 씨』의 수잔 맥알레스터 박사 역시 그 개인적 동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쓴다. 현재까지도 치매 치료제는 난공불락의 영역이고, 알츠하이머 관련 연구에서조차 희소식이 드문 현실을 감안하면, 그녀들의 무모한 행동이 단순한 광기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다.
문제는, 이들이 건드린 존재가 단순한 ‘연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 지능이 높아진 상어들은 함정을 파고, 인간의 행동을 읽으며, 폐쇄된 심해 연구소를 혈육 없는 사냥터로 바꾼다. 영화를 보며 ‘지구의 다른 생물이 인간만큼의 두뇌를 갖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씁쓸한 생각까지 들게 된다.
90년대 헐리우드 재난물의 오래된 밈 중 하나는 “흑인은 가장 먼저 죽는다”였다. 이 영화는 그 관습을 비틀어, 프리처(LL 쿨 J)에게 “꼭 이런 상황이면 흑인은 100% 죽는데, 난 살고 싶다”라는 대사를 건넨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살아남는다. 반대로 사무엘 L. 잭슨이 리더십 연설 도중 순식간에 퇴장하는 충격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는 대표적 밈이 되었다.



특수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실물 크기의 로봇 상어와 CG를 혼합해 구현한 수중 공포는, 90년대 후반 제작 시점을 감안하면 지금 봐도 준수하다. 물론 캐릭터는 다소 평면적이고 과학적 개연성에도 구멍이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애초에 리얼리즘보다 오락성과 긴장감을 전면에 내세운 재난 스릴러다. 마지막 폭발과 함께 상어를 날려버리는 엔딩은 90년대 B급 오락영화 특유의 후련함을 남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레니 할린 감독 영화 여섯 번째였다. 의도치 않게 디아틀로프, 마인드 헌터, 엑소시스트: 더 비기닝, 클리프행어, 다이하드 2에 이어 이 영화까지. 엉망인 작품도 있지만 의외로 괜찮은 영화도 많아, 이상하게 끌리는 감독이다. 아마 다음에도 우연히 그의 작품을 또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상어가 똑똑해질수록, 인간의 생존 확률은 낮아진다.”
이전 감상기 보기: [고전 판타지 회고] 미녀와 야수(1946) 추천 – 흑백의 동화 속, 장 콕토의 몽환적인 세계
다음 감상기 보기: https://4klog.tistory.com/236
[호러 회고] 힐즈 아이즈 2 추천 – 방사능 괴물과 미군 신병의 사투
· 궁금했던 영화지만, 결론적으로 기대를 저버린 실망작· 1편 없이 봐도 전개가 읽히는 전형적인 괴물 영화 구조· 방사능 피폭으로 탄생한 인간형 괴물들과의 사투· 뻔한 이야기 속에서도 1편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감상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MCU 타임라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추천 – 서울이 등장한 히어로 팀의 두 번째 전설 (4) | 2025.08.13 |
|---|---|
| [호러 회고] 힐즈 아이즈 2 추천 – 방사능 괴물과 미군 신병의 사투 (3) | 2025.08.12 |
| [고전 판타지 회고] 미녀와 야수(1946) 추천 – 흑백의 동화 속, 장 콕토의 몽환적인 세계 (2) | 2025.08.10 |
| [액션 회고] 킬 빌: 2부 추천 – 복수의 종착점, 빌과의 마지막 대면 (4) | 2025.08.09 |
| [호러 회고] 할로윈 (2018) 추천 – 돌아온 마이어스, 세대를 관통한 복수극의 현재형 (1) | 2025.08.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