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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Contraband): 흔치 않은 소재가 주는 호기로운 시작

영화 제목인 《콘트라밴드(Contraband)》는 그 단어 자체가 가진 의미처럼 '밀수'라는 범죄의 한 단면을 아주 투직하고 정직하게 파고든다. 밀수는 마약이나 테러처럼 화려한 파괴력이 돋보이는 소재는 아니다. 하지만 감독은 이 '금지된 물품의 운반'이라는 소재 속에 숨겨진 팽팽한 긴장감을 스토리텔링의 전면에 내세운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호기로운 자신감은 영화 초반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손을 씻고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가려던 전직 밀수왕이 처남의 실수로 인해 다시 바다로 나가는 설정은 전형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밀수의 디테일과 항구라는 공간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는 이 영화만이 가진 차별화된 매력이다.

초인적인 생존력과 '운'이라는 이름의 개연성

주인공 크리스 페러데이(마크 월버그)는 사실 평범한 인간의 범주를 한참 뛰어넘어 있다. 처남의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파나마로 향하는 여정에서 그가 마주하는 사건들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위조지폐 밀수, 가족을 향한 협박, 무장 수송차 탈취 연루, 그리고 경찰특공대와의 총격전까지... 11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이 모든 일을 겪으며 살아남는 주인공의 모습은 '실력'보다는 '초인적인 운'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간발의 차이로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들이 과하게 설정된 감이 없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과잉된 설정'이 관객을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몰입의 요소가 된다. 개연성의 틈을 속도감으로 메워버리는 감독의 자신감은 확실히 관객의 범주를 뛰어넘는 장치가 되어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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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포스터의 추락과 잭슨 폴록의 반전

《로스트 인 더스트》를 통해 벤 포스터의 팬이 된 관객에게 이 영화 속 '세바스찬(애브니)'이라는 캐릭터는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자아낸다. 믿었던 동료에서 가장 비열한 배신자로 추락하는 그의 모습은 벤 포스터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에 더욱 혐오스럽게 다가온다. 회개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최악의 결말을 맞이하는 그의 행보는, 이 영화가 지향하는 냉혹한 범죄 세계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의 후반부, 파나마 범죄자들에게서 강탈했던 물건이 사실은 잭슨 폴록의 추상화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지점은 이 '운빨 액션극'의 정점이다. 위조수표라는 원래의 목적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닌 예술 작품이 복수의 수단이자 구원의 도구가 되는 반전은, 과한 설정들 속에서도 관객이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카타르시스로 기능한다.

관련 콘텐츠: 손에 땀을 쥐는 밀수 작전을 소장하라

마크 월버그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와 숨 가쁘게 전개되는 하이스트 무비의 정수를 고화질로 간직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는 훌륭한 오락 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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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블루레이 개봉기] 콘트라밴드 – 밀수 작전과 가족을 위한 질주 :: 4K 개봉기 아카이브

 

[해외 블루레이 개봉기] 콘트라밴드 – 밀수 작전과 가족을 위한 질주

· 마크 월버그 주연의 범죄 액션 스릴러· 가족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한탕 밀수 작전· 블루레이+DVD 2디스크 구성, 디지털 카피 동봉· 부가영상 및 음성해설 수록, 한국어 자막 없음타이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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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론: 과유불급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완주한 스릴러

《콘트라밴드》는 분명 사건의 연속이 지나치게 과하고 주인공의 운이 비현실적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110분 동안 관객을 의자에 묶어두는 흡입력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소재의 신선함과 속도감 넘치는 연출이 개연성의 아쉬움을 상쇄하는, 팝콘 무비로서의 소임을 다한 작품이다.

 

추천 관객: '밀수'라는 독특한 소재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 마크 월버그의 지독한 생존 액션을 즐기고 싶은 관객.

비추천 관객: 치밀한 복선과 현실적인 개연성을 중시하는 분들, 지나친 우연과 운에 의지하는 전개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


개연성의 파도를 '지독한 운빨''폭주하는 속도감'으로 넘어선, 마크 월버그표 휘몰아치는 밀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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