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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사일런트 힐(Silent Hill, 2006)>의 물리매체에 수록된 부가영상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리한 영화 산업의 비하인드 이야기이다. 재미로 올리는 글이니 가볍게 봤으면 좋겠다.

 

1994년 캐나다 밴쿠버. 당시 이곳은 '북쪽의 헐리우드(Hollywood North)'라 불리며 미국 드라마 제작의 메카로 통했다. 전설적인 미드 <엑스파일(X-Files)>이 촬영되던 바로 그곳이다.

 

크리스토프 강스는 이곳에서 <크라잉 프리맨>을 촬영했다. 하지만 현장은 그가 L.A.에서 경험했던 B급 영화판과는 전혀 달랐다. '열정'과 '헝그리 정신' 대신, 철저하게 분업화된 'TV 시리즈 기술자'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설적인 미드 <엑스파일(X-Files)>

공무원 마인드: "퇴근 시간이 예술보다 중요하다"

이들의 마인드는 명확하다. "오늘 할당량 채우고 집에 가자."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기계적으로 찍어내는 데 익숙한 이들에게, 강스 특유의 미학적 고집이나 조명을 위한 디테일 수정은 그저 '잔업'을 유발하는 성가신 일이었다.

 

강스는 인터뷰에서 "솔직히 재미없었다(Not so much fun)"고 털어놓는다. 옆 세트장에서는 샘 레이미(Sam Raimi)가 <아메리칸 고딕>을 찍고 있었지만, 거대한 TV 제작 시스템의 부품이 된 듯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시스템과의 싸움

이 일화는 영화 제작의 두 가지 얼굴을 보여준다. 하나는 '작품'을 만들려는 감독의 예술가적 욕망, 다른 하나는 '납기'를 맞추려는 산업 시스템의 논리다.

<크라잉 프리맨, 1995>의 장면

결과적으로 <크라잉 프리맨>은 스타일리시한 액션으로 호평받았지만, 그 뒤에는 밴쿠버라는 거대한 공장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감독의 외로운 싸움이 있었다. 그는 타협하지 않았고, 결국 원하는 그림을 얻어냈다. 그것이 '장인'의 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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