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트로마(Troma)라는 저예산 컬트 독립영화 제작사를 알게 된 것은 지난번 <트로미오와 줄리엣(Tromeo And Juliet, 1996)>이라는 영화를 처음 보고 나서였다.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대놓고 B급 중에 B급이라는 사실을 영화 전반에 깔아놓을 정도로 대단했었다. 그 뒤로 트로마에서 제작한 영화를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톡식 어벤져'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되었다.

 

어설픈 특수효과와 '어린아이와 동물은 죽이지 않는다'는 할리우드의 암묵적인 룰개나 줘버리는 이 영화의 대표성이 아마 트로마의 정체성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난 그런 면에서 이 영화, 특히 트로마 제작사가 정말 마음에 든다. 애초에 평점, 흥행, 작품성을 노렸다면 이런 영화는 만들지 않았을 것이기에, IMDB나 메타스코어 평점은 이 영화에 있어서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반응형

트로마 영화의 시작: 파격적인 '병맛' 세계관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아마도 '이번 영화는 얼마나 더 병신 같을까', '얼마나 더 코믹적인 엽기 장면이 많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영화를 볼 것이다. 유독 폐기물을 운반하는 데 드럼통도 아닌 잔반통 같은 것을 쓰고, 운전사들이 약쟁이인데 약을 빨기 위해서 잠시 정차하는 곳이 하필이면 시내 한복판 대낮이라는 설정부터가 이미 이성을 마비시키고 눈에 들어오는 대로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루저에서 히어로로: 멜빈의 파격적인 변신 과정

루저 급의 주인공인 멜빈(Melvin)은 트로마빌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헬스클럽에서 소일거리를 하며 엄마와 단둘이 살아간다. 사람은 착하지만 멍청해 보이고 나약하며 말도 더듬어 소위 잘 나간다는 젊은이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왕따를 당하던 와중에 앞서 언급한 그 유독 폐기물을 옮기던 차량에 떨어지면서 톡식 어벤져(Toxic Avenger)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얼굴은 좀 찌그러져버렸지만, 우람한 근육과 엄청난 힘을 소유하게 된다. 그러면서 악당을 알아보는 능력이 생기고, 목적과 의도 없이 저절로 그들을 처형해야만 하는 성격으로 바뀌게 된다. 그는 경찰들보다 더 범죄 소탕 능력에 탁월함을 보이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며 여자친구까지 생기게 되는데. 특별하게 꼬는 것 없이 단선적인 스토리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듯이 무슨 병신 같은 상황과 장면이 나올까를 기대하며 보는 것을 추천한다.

컬트 팬들의 성지: 로이드 카우프만과 B급 영화의 미학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영화를 제작한 로이드 카우프만 감독은 과거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으로 방한했던 적도 있다. 다른 외국 영화 관련자들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호의적이었다고 한다.

 

이런 비주류 영화를 대놓고 사랑하고 열광하는 팬들의 존재 덕분에, 트로마는 평단과 주류 흥행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더더욱 트로마표 영화를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독 폐기물에 빠진 루저가 정치 풍자, 고어, 그리고 블랙 유머를 모두 뒤섞어버린 80년대 B급 컬트 히어로로 재탄생하다."

 

★ 이전 감상기 보기: [로드 무비와 성장] 모터싸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 2004) – 체 게바라가 아닌 '에르네스토 게바라'의 발견과 각성 :: 4K 개봉기 아카이브

 

[로드 무비와 성장] 모터싸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 2004) – 체 게바라가 아닌 '에르네스

(The Motorcycle Diaries, 2004)는 훗날 쿠바 혁명의 상징이자 전설이 된 체 게바라(Che Guevara)의 청년 시절을 다룬다. 영화는 '혁명가 체 게바라'의 신화 대신, '의대생 에르네스토 게바라'가 남미 대륙을

4klog.tistory.com

★ 다음 감상기 보기: [역사적 왜곡] 아마데우스(Amadeus, 1984) –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였는가? 영화적 허구와 역사적 진실의 경계 :: 4K 개봉기 아카이브

 

[역사적 왜곡] 아마데우스(Amadeus, 1984) –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였는가? 영화적 허구와 역사

밀로스 포먼 감독의 (Amadeus, 1984)는 의심할 여지 없는 영화사의 걸작이다. 화려한 미장센, 압도적인 음악, 그리고 천재와 평범함의 대비라는 심오한 주제는 관객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사용자님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