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츠신 원작 단편소설 기반, 중국 SF의 새로운 시도
· 지구를 통째로 밀어낸다는 설정, 황당하지만 신선하다
· 무리한 전개 속에도 나름의 흡입력, 중국뽕은 생각보다 적다
· 속편은 무려 3시간, 과유불급의 프리퀄 대서사시

이 영화를 이제서야 보긴 보는구나. 명성을 익히 들었다기보다는 그냥 인스타그램 영화 관련 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글에서 대충 어떤 영화라는 정도로만 봤던 작품인데, 아무튼 그 내용들이 썩 좋은 내용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일단 그 영화를 만든 국가의 위상이 한몫을 한 것 같고(뭐 이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별개로, 휴고상을 수상한 중국의 SF작가 류츠신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거 정도? 출연 배우들이나 감독도 다 낯선 인물들이다. 뭐 그 나라 영화를 언젠가부터 챙겨보지 않기 때문에 사실 관심도 없긴 했다. 누가 출연하든 이 영화는 그 나라 영화니까.
그런데 이 영화를 꼭 봐야 했을까? 내 영화 보는 순서상 어쩔 수 없이 이 영화는 숙제처럼 마주해야 할 작품이었다. 마음에서 우러나 본 영화는 아니었기에 기대도 크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뭐랄까, 무리수로 태어나서 무리수로 커지고 무리수로 끝나는 영화라는 인상은 강했지만, 그 안에서 의외로 뭔가 '정성'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류츠신의 단편소설 『유랑지구』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원작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전개는 실로 황당무계하다. 과연 지구에 거대한 추진 엔진을 달아서 태양계를 벗어난다는 설정이 과학적으로 가능하긴 한 걸까? SF라는 장르적 전제를 받아들인다 해도 설득력보다는 ‘그냥 그렇게 믿어라’는 강행돌파형 전개다.




그럼에도 막상 보면 전형적인 중국뽕 영화는 아니다. 중국 블록버스터답게 CG의 볼륨감은 충분하고, 가족애 코드도 강하게 넣으려 노력한 흔적이 있다. 관객 입장에서는 조금 민망할 수 있는 설정도 있지만, 끝까지 보게 되는 묘한 끌림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별 기대 없이 본 영화치고는 꽤 선방했다는 느낌이다.
참고로 이 영화의 후속편 《유랑지구 2》(2023)는 전편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프리퀄이며, 러닝타임이 무려 3시간을 넘는다. 이미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도를 넘었다”는 평가가 많지만, 거꾸로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한다.
중국형 재난 SF 영화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유랑지구》는, 그 정서나 표현 방식이 익숙하진 않지만, 한 번쯤은 체험해볼 만한 ‘지구 밀기 프로젝트’다. 실현 불가능한 과학을 믿게 만들 순 없어도, 그 야망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무리수로 태어나 무리수로 커진 영화, 그래도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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