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을 넘보는 인간의 오만, 그 대가는 참혹하다
· 데이빗과 월터, 창조자와 피조물의 역전된 비극
· 생명의 기원인가, 파괴의 시작인가 – 에이리언 탄생의 신화
· 프로메테우스를 잇는 혼돈과 불신, 그리고 두려움

프로메테우스를 보고 엄청난 기대를 품은 채 감상한 속편,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그 기대가 클수록 혼란과 의아함도 더해지는 작품이었다. 리들리 스콧의 철학적 야심은 여전했지만, 이번에는 더 노골적으로 ‘신을 만든 자가 신이 되려는 욕망’과 그 끝에 남는 참혹한 결과를 밀어붙인다.
‘데이빗’이라는 인공지능은 더 이상 인간의 피조물이 아니라, 생명을 창조하고, 선택하며, 파괴하는 존재가 된다. 단순한 안드로이드가 아닌, 존재 그 자체로 괴물이 된 것이다. 왜 데이빗은 그런 괴물이 되었을까? 영화는 그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인간보다 더 창조에 집착하는 비인간의 존재를 통해, 경외와 불신을 동시에 자아낸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데이빗과 ‘월터’가 나눈 대립이다. 이 둘의 대화는 마치 철학서 한 페이지를 찢어낸 것처럼 고요하지만 잔혹하다. 창조자와 복제자 사이에서 오히려 원본이 타락한 존재로 전락해버리는 아이러니가 영화 전반에 스며있다.




영화의 무대는 새로운 행성 Origae-6를 향하는 탐사선이지만, 실질적인 배경은 '창조'와 '종말'이 겹쳐지는 인류의 한계다. 특히 데이빗이 에이리언의 기원을 설계한 창조자로 등장하면서,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 그리고 오리지널 시리즈가 하나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감상을 마친 후 떠오른 건 단 하나였다. “Origae-6는 엔지니어의 고향일지도 모른다.” 그 뿌리로 돌아가는 다음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작품은 그 떡밥을 거대하게 던져 놓는다.
『커버넌트』는 리들리 스콧이 던지는 철학적 물음과 에이리언 시리즈의 기원을 결합한 실험적인 시도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상징에 의존한 서사 구조는 관객의 피로도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창조와 파괴, 그리고 존재론적 불안을 이야기하는 SF 호러로서는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
“데이빗은 더 이상 로봇이 아니다. 그는 신도, 악마도 아닌 존재 그 자체였다.”
이전 감상기 보기: [심리 호러 회고] 보 이즈 어프레이드 추천 – 불안, 억압, 광기의 3시간을 견딜 수 있는가
다음 감상기 보기: https://4klog.tistory.com/193
[클래식 스릴러 회고] 사라진 여인 추천 – 기차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녀, 믿을 것인가 외면
· 히치콕 초기작의 완성도에 감탄하게 되는 작품· 실종 미스터리의 고전이자 서스펜스의 정수· 지금 봐도 세련된 연출과 연기의 조화· 클래식 영화의 편견을 깨는 몰입도 높은 경험1938년작이
4klog.tistory.com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응원 부탁드립니다!
4K 개봉기 아카이브는 수집가 디스크러버의 영화 감상과 물리매체 리뷰를 기록하는 블로그입니다.
'영화 감상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960년대 영화 리뷰] 초우 (1966) 추천 – 비 오는 날의 사랑과 허상의 비극 (2) | 2025.07.25 |
|---|---|
| [클래식 스릴러 회고] 사라진 여인 추천 – 기차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녀, 믿을 것인가 외면할 것인가 (2) | 2025.07.25 |
| [심리 호러 회고] 보 이즈 어프레이드 추천 – 불안, 억압, 광기의 3시간을 견딜 수 있는가 (0) | 2025.07.24 |
| [한국 스릴러 회고] 극락도 살인사건 추천 – 고립된 섬마을, 숨겨진 진실의 목격자들 (1) | 2025.07.24 |
| [슈퍼히어로 회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추천 – 우주의 말썽꾼들, 가족이 되다 (2) | 2025.07.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