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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게릭병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한 감성 멜로 시도
· 하지원·김명민 주연, 현실성 결여된 러브스토리의 전개
· 억지 감동 장치와 비현실적 설정에 대한 거부감 유발
·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만큼은 환기시켜준 점은 유일한 미덕


내 블로그를 보면 대부분은 직접 구입한 블루레이 타이틀 리뷰 위주지만, 이번 작품은 예외다. 국내에서 블루레이로 발매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소장할 가치도 못 느꼈기에 넷플릭스로 감상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네이버 평점 7점대를 보고 혹시나 출시됐다면 구매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러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 영화를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와 맞지 않는 영화”라는 것이다.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감동에 몰입하는 데 큰 방해가 되었다. 대표적인 예는 장례지도사로 등장한 인물이 알고 보니 주인공 백종우의 어린 시절 동네 동생이었다는 설정이다. 우연도 이쯤 되면 지나치다고 생각할 찰나, 그 여성을 단번에 알아보는 종우의 눈썰미는 사법고시 준비생급(?)이라 실소를 자아냈다.

 

장례 직후에 이루어지는 뜬금없는 고백, 그리고 곧바로 수락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그야말로 납득 불가였다. 돌싱녀이기에 더 신중해야 할 법도 한데, 상대는 중증 병증을 앓고 있는 인물이다. 과연 그녀는 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그 모든 것을 허용한다고 하기엔 영화적 상상력을 빙자한 감정 강요가 심하다고 느꼈다.

 

결정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장면은, 마치 KBS 다큐 3일처럼 루게릭 환자 6인을 대상으로 3일 안에 의식을 되찾는지를 지켜보는 다큐멘터리 설정이었다. 이것이 진짜 방송 프로그램을 풍자하려는 의도였는지, 아니면 억지 감동을 유도하려는 장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극도의 불쾌함만을 안겨줬다.

 

 

“정말 이게 감동인가?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그 가족의 현실을 이렇게 소비해도 되는 걸까?” 감독의 연출 의도는 이해하려 애써보았지만, 현실을 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연출이 오히려 현실을 왜곡하고 상처 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근데 이 영화 감독의 특징인 것 같다. 이미 2006년 그놈 목소리에서도 한 번 보여줬다)

 

물론 김명민 배우의 병약한 캐릭터 연기는 분명 인상 깊었다. 하지원 배우 또한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전개가 불합리하다는 인상을 지우긴 힘들었다. 그래도 이 영화가 내게 남긴 단 하나의 가치가 있다면, 루게릭병이라는 질병에 대한 경각심과 이해다. 막연히 알고 있던 병명이 아니라, 어떤 경과를 겪으며 얼마나 잔인하게 진행되는지,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은 실감할 수 있었다.

 

결국 《내 사랑 내 곁에》는 감동을 목표로 했지만, 감동을 강요하다가 현실에 닿지 못한 작품으로 남는다. 아프고 힘든 사람의 삶을 이야기로 다룰 때, 그만큼 더 섬세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영화였다.

 


“감동은 연출의 결과물이 아니라, 진심이 만들어내는 울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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