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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배덤 감독의 1979년작 고전 호러, 흡혈귀의 클리셰를 정면 돌파
· 게리 올드만 버전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허탈할 수도 있는 백작 묘사
· 반 헬싱 교수의 존재감으로 겨우 균형을 맞춘 호러 서사
· 특수효과는 티 나지만, 오히려 그게 주는 묘한 기괴함은 건질만했다


사골을 우리고 우리다 보니 더 이상 우려지지 않는 느낌이랄까. 『드라큐라(1979)』는 그런 인상을 주는 영화였다. 존 배덤 감독의 연출 아래, 프랭크 란젤라가 연기한 드라큐라 백작은 나에게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비교 대상은 분명했다. 게리 올드만이 출연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드라큐라(1992)』, 그리고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함께했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비록 정통 드라큐라 작품은 아니지만). 이 두 작품에 비하면 79년판 드라큐라는 카리스마도, 존재감도, 무게도 현저히 부족했다. 허여멀건한 외모에 다소 부담스러운 눈빛, 그리고 방방 뜨는 듯한 헤어스타일은 백작이라는 캐릭터의 위엄을 완전히 상쇄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드라큐라가 아니라 '반 헬싱 교수'였으며, 로렌스 올리비에의 연기가 압도적이었다. 그는 노쇄했지만 냉철하고, 철저하게 이성적인 시선으로 백작의 위협을 분석하며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조연인 잭 시워드나 조나단 하커보다 오히려 극을 지탱하는 중심축으로 느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기억할 만한 장면은 있다. 반 헬싱 교수의 딸이 언데드로 변해 관에 들어가는 장면, 그리고 백작이 자신을 모시는 하인의 목을 꺾어버리는 묘사는 특수효과가 거칠긴 해도 기괴함을 잘 살려냈다. 실제로 이 작품은 1979년 새턴 어워즈 호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감상은 실망 쪽에 가깝다. 드라큐라라는 전설적인 캐릭터가 이토록 무색무취한 영화도 드물다.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컸고, 오히려 반 헬싱 캐릭터가 영화를 살려냈다는 점에서 약간의 구조적 반전이 있던 영화였다.

 


“사실상 이 영화는 '드라큐라의 무덤'이라기보단, '반 헬싱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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