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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재난영화의 전형, 지금 보아도 긴박한 전개
· 피어스 브로스넌과 린다 해밀턴, 배우가 만든 믿음직한 스릴
· 화산 폭발 특수효과, 당시 기술력으로 이룬 실감의 정점
· 단테스 피크 vs 볼케이노, 온도 차 나는 두 영화의 접근법


지금은 거의 사라진 장르가 되어버렸지만, 1990년대에는 '재난 영화'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단테스 피크》는 그 시절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은 영화다.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영화는 작은 마을, 전조 현상, 정부의 늦장 대응, 그리고 결국 터지고 마는 대재앙의 플롯을 따른다. 그러나 이 영화가 뻔한 장르의 틀 안에서도 긴장감과 재미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우선 주인공 해리(피어스 브로스넌)의 등장만으로도 관객은 일단 안심하게 된다. 《007》 시리즈에서 보여준 강인한 이미지가 여기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테스 피크》의 해리는 슈퍼히어로가 아니다. 그는 과학자이고, 체계적인 사람이다. 그가 경고를 보내고, 자료를 수집하며, 상황을 예측하는 과정은 관객에게 일종의 신뢰감을 준다.

 

함께 등장하는 시장 역의 린다 해밀턴도 인상적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단련된 그녀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강한 존재로 거듭난다. 특히 화산 폭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후, 그녀와 해리가 협력하여 가족과 마을을 구하려는 시퀀스들은 시종일관 몰입감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백미는 당시 기술력으로 구현한 화산 폭발 묘사에 있다. CGI가 지금처럼 정교하지 않았던 시대임에도, 실제 모형과 물리적 특수효과를 적절히 혼합한 장면들은 웅장하고도 생생하다. 용암이 흐르고, 다리가 붕괴되고, 회색 화산재가 도시를 삼켜버리는 모습은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다. 재난 영화의 묘미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는 구성이다.

 

1997년에는 이 영화 외에도 《볼케이노》라는 비슷한 테마의 영화가 함께 개봉했다. 비교해보면, 《단테스 피크》는 좀 더 현실적인 과학적 접근과 휴먼 드라마에 무게를 실었다면, 《볼케이노》는 대도시 LA를 배경으로 한 대형 블록버스터 느낌이 강하다. 즉, 《단테스 피크》가 소도시의 폐쇄된 공간에서 오는 공포라면, 《볼케이노》는 인프라가 붕괴되는 공황 그 자체에 집중한다. 어느 쪽이 더 나은가에 대한 평가는 취향의 문제지만, 긴장감의 흐름이나 감정의 응축 면에서 《단테스 피크》가 한 수 위라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데 막상 재미있게 본 이 영화 평점은 그리 좋지 못하다. IMDb 평점은 6.1점, 메타스코어는 43점이다. 이 정도로 이 영화가 못났나? 그냥 개인적인 생각은 현실성이 떨어져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구사일생으로 폐탄광에 고립된 주인공 일행이 마치 고립되고 바로 구출된 듯한 컨디션을 보여주는 데 주인공 일행이라고 너무 가산점 주는 게 아닌가. 실제는 그렇지가 않은데 말이지.

 


“불타는 산과 함께, 90년대 재난영화의 정점도 함께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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