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회고]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추천 – 질서와 정의 사이, 총구는 누구를 향했는가
· 드니 빌뇌브 감독의 진가를 입증한 리얼한 마약 전쟁 스릴러
· 정의와 질서 사이에서 길을 잃은 여성 수사관의 분투
· 알레한드로의 복수, 그리고 국가가 저지르는 폭력의 민낯
· 시카리오 줄거리 요약과 결말 해석까지, 키워드 중심 리뷰
며칠 전 뉴스에서 멕시코 카르텔이 가족 단위의 민간인을 무차별 총격으로 살해한 사건을 접했다.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바로 이런 현실에서 출발한다. “국경 너머의 지옥”이라는 표현이 과장처럼 들리지 않게 만드는, 피와 침묵으로 점철된 세계.
주인공 케이트 메이서(에밀리 블런트)는 FBI 소속 인질 구출팀 요원이다.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중, 거대한 마약조직의 잔혹한 실상을 목격하고, 그녀는 국가의 비밀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작전이 진행될수록 케이트는 자신의 신념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느낀다. 그녀가 참여한 팀은 법의 테두리를 넘나들며, 결국 미국 정부조차 제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사건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케이트라는 캐릭터를 통한 도덕적 혼돈의 체험이다. 관객은 케이트의 시선을 통해 ‘정의는 무엇인가’, ‘질서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를 계속 고민하게 된다. 에밀리 블런트의 연기는 단순한 정의감의 표상이 아닌, 현실과 이상의 충돌 속에서 끝없이 흔들리는 인물의 복합성을 그려낸다.
그리고 이 영화의 핵심축에는 알레한드로가 있다. 베니치오 델 토로의 냉혈한 연기는 묵직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이 남자는 도대체 누구인가”라는 궁금증을 끝까지 유지시킨다. 그는 미국의 작전에 가담하지만, 그의 목적은 복수이며, 그 복수는 체제와도 교묘하게 맞닿아 있다. ‘정의의 복수자’와 ‘국가의 도살자’ 사이를 유령처럼 오가는 알레한드로는 결국 그가 행하는 모든 폭력의 정당성을 스스로 증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서늘하다.
『시카리오』의 결말은 일종의 회의와 절망으로 끝난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 작전에 참여했던 케이트는 서명 하나로 모든 진실을 묻어버리는 선택을 강요당한다. 그녀는 결국 총을 겨누지만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알레한드로는 조용히 떠난다. 그 뒤에 남은 것은 침묵뿐이다. 이 영화는 정의가 아닌 ‘통제’를 위한 폭력이 세계를 움직인다는 냉소적 진실을 보여준다.
시카리오 줄거리 요약, 에밀리 블런트 캐릭터 분석, 베니치오 델 토로의 연기력, 그리고 결말 해석까지.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영화가 아닌, 국가폭력의 윤리적 기로와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
“질서와 정의 사이의 틈, 그 어둠을 응시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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