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기

루시 영화 감상 - 국봉으로 시작해 허무로 끝난 뤽 베송의 실험작

디스크러버 2025. 5. 20. 08:51

· 뤽 베송 + 스칼렛 요한슨 + 최민식, 국뽕 충전 120%.
· 소재는 매력적이지만, 전개는 지나치게 나가버렸다.
· 디스크러버 기준 평: 기대는 ‘상’, 결과는 ‘하’.
· 후속작 소식은 있지만, 진화된 진부함일까 두려울 뿐.


감상기 #10 – [국뽕 뒤의 허무함] 루시 추천 – 시작은 국뽕, 끝은 USB

 

언제였던가.
이 영화에 대한 첫인상은 “와, 우리나라 배우가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구나!”라는 국뽕이 전부였다.
최민식이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그것도 뤽 베송 감독의 영화라니.
‘주모~’ 감성이 자동으로 솟구치는 그 시절, 관람 전의 나는 정말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아, 이게 아닌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소재는 좋은데 전개는 너무 진부했고, 과하게 나가버린 설정은 오히려 몰입을 방해했다.

 

리미트리스가 떠올랐다.
NZT라는 약을 통해 뇌 능력을 끌어올리는 설정의 그 영화.
<루시> 역시 가루약을 통해 뇌 100% 사용을 다루는데,
전자는 개인적 욕망과 음모를 이야기하고, 후자는 인간 존재와 진화를 논한다.

사실 나는 후자보단 전자가 어울리는 타입이다.
그리고 <루시>의 진지함은, 영화 내내 무게만 더해지다가 결국 실소로 끝나게 만든다.

 

 

결말의 USB 장면은 그 진지함의 정점을 찍는다.
진화를 통한 데이터 축적이란 설정이야 이해하려 했지만,
그 방식이 꼭 저렇게까지 심각하고 과잉되어야 했을까?

마치 종착역을 지나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이야기의 끝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상상력에 기반한 SF가 이런 결말을 가진다는 건 오히려 상상력의 빈곤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시 2>가 나온다면…
나는 또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다시 서글퍼질 것이다.
이런 영화에 끌리는 내 자신이.


“폭주 끝에 남은 건 USB, 그리고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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